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30, 울산 현대)가 이번에는 직접 프리킥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수비에서 에닝요를 막지 못하며 빛을 잃었다.
곽태휘는 30일 오후 울산 문수경기장서 열린 전북 현대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십' 챔피언결정전 1차전 홈 경기에 선발로 출전, 이재성과 함께 중앙 수비에 기용됐다. 곽태휘는 동점골을 넣었지만 에닝요의 결승골을 막지 못하며 팀을 패배에서 지켜내지 못했다.
곽태휘는 0-1로 뒤져 있을 때 직접 프리킥 동점골을 성공시켜 울산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듯했다. '골 넣는 수비수'라는 별명이 괜히 붙여진 것이 아니었다. 곽태휘는 정규 시즌 동안 7골을 넣었다. 웬만한 공격수보다 많은 득점. 이는 울산 내에서도 가장 많은 득점이었다. 그러나 이날 득점은 평소와 다른 점이 있었다. 바로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헤딩으로 골을 넣은 것이 아니라 직접 프리킥으로 골을 넣은 것.

곽태휘는 후반 18분 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자신이 직접 키커로 나서 골로 연결했다. 그림과 같았다. 수비벽을 넘은 곽태휘의 슈팅은 수비벽을 살짝 넘어 그대로 왼쪽 골대 모서리에 꽂혔다. 골키퍼 김민식이 손을 쓸 틈도 없었다.
그렇지만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후반 34분 에닝요의 순간적인 침투를 막지 못하고 결승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울산으로서는 치명적인 골이었고, 곽태휘에게는 통한의 골이었다.
결국 곽태휘의 그림 같은 프리킥골은 빛을 잃고 말았다. 팀이 패배한 이상 그도 웃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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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