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야구팬' 한일 대학생, 亞시리즈 통역으로 우정 키워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12.01 09: 26

대만프로야구에 흠뻑 빠져 대만의 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간 한국과 일본 대학생이 '2011아시아시리즈' 동안 삼성 라이온즈와 소프트뱅크 호크스 통역으로 참가해 우정을 키웠다.
지난 11월 29일 대만 타이중 야구장에서 삼성과 소프트뱅크의 결승전이 열렸다. 경기 전 3루측 삼성 덕아웃에는 김진수(24) 씨, 1루측 소프트뱅크 덕아웃에는 이소에 고키(22) 씨가 양팀 선수단의 입이 되어 중국어 통역을 맡았다.
김진수 씨는 호남대 중문학과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지난 9월 대만 문화대 교환학생 자격으로 건너왔다. "2005년 KIA가 2월달에 대만으로 잠시 전지훈련 갔을 때, 퉁이 라이온스와 교류전을 본 뒤 팬이 되기로 결정했다"고 말한 김진수 씨는 "퉁이 연고지가 타이난이라 같은 남부지방의 인연이라는 생각도 있다"며 웃었다. 실제로 광주와 타이난은 자매도시이다.

야구를 통해 대만을 알게 되고 대만 야구팬이 된 김진수 씨는 지난 2006년 두 번째로 대만에 방문해 한 달 동안 여행을 하며 야구장을 돌아다녔다. 2007년 군입대를 앞두고 또 다시 대만을 찾은 그는 일부러 퉁이 경기 일정을 맞췄다. 김진수 씨는 군 제대 후 곧바로 대만으로 건너가 퉁이 경기를 보며 민간인이 됨을 느꼈다.
김진수 씨는 "사실 대만 문화대로 교환학생 신청을 한 것도 대만 야구를 보려고 신청했다"라며 "아시아 시리즈 통역 자원봉사자 모집한다고 해서 신청해서 면접 보고 합격해 좋은 추억을 쌓고 있다"며 웃었다.
"대만프로야구는 한국프로야구와 응원방식이 다른 것 같다. 대만은 서포터들이 나팔, 북 등을 두드리고 응원 깃발을 흔들며 팬들의 응원을 주도한다. 대만은 일본과 응원문화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한 김진수 씨는 "대만야구도 응원가가 있는데 MP3에 다운 받아 응원 구호도 외웠다"며 몇몇 선수들의 응원가를 들려줬다.
퉁이 내야수인 천융즈를 가장 좋아하는 그는 "천융즈는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모두 야무지게 하는 모습에 반해 팬이 됐다"며 한화로 거금 6만원이 넘는 천융즈의 유니폼을 사서 야구장에 갈 때마다 입는다.
이소에 고키 씨는 도쿄에 위치한 니쇼각사대학교 중문과를 다니다 지난 9월 대만 문화대 교환학생으로 왔다. 그 역시 대만에 온 이유는 대만프로야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대만 라미고(당시 라뉴 베어스)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교류전 후 라미고에 흥미를 갖게 된 이소에는 "선수들과 팬들간의 활동이 많고 ,선수와 팬들 사이가 매우 가까워 대만야구를 좋아하게 됐다. 그래서 2009년 라미고의 경기를 보기 위해 처음 대만에 갔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라미고 직원들 중 한 명이 일본어를 할 줄 알아서 이소에 씨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특히 그 직원은 이소에 씨에게 매우 열정적으로 대해줬다. 이후 라미고 팬이 된 이소에 씨는 대만까지 건너오게 됐다. 라미고 선수들 중에서는 쫑청요우를 가장 좋아한다.
 
이들은 만나면 대부분의 대화는 야구 이야기다. 대만야구 이야기가 끝나면 일본, 그리고 한국프로야구까지 이어져 이야기는 끝날 줄 모른다.
특히 이번 아시아시리즈에서 함께 통역 업무를 맡아 한국과 일본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 대결이 펼쳐졌다. "대만 시리즈에서 퉁이가 우승해서 이소에를 위로해 줬는데 아시아시리즈에서도 삼성이 우승을 차지했다"고 말한 김진수 씨는 "이소에가 나에게 먼저 축하한다고 말해줘 기분이 좋았다"고 대답했다.
이번 대회 동안 삼성 선수들과 함께한 김진수 씨는 "선수들 모두가 내게 잘 해줘서 나도 모르게 삼성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KIA 다음으로 좋아하는 팀이 되기로 결심했다"며 "앞으로도 한국프로야구와 대만프로야구의 상호간의 발전을 위해서 많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김진수 씨와 이소에 씨는 아시아시리즈 동안 승패를 떠나 한국과 일본이 아닌 제 3국인 대만에서 우정을 쌓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agassi@osen.co.kr
김진수-이소에 고키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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