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낙엽도 잘 봐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달 30일 2012년 8개 구단 보류선수 451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보류명단에서 제외된 방출선수들도 가려졌다. 외국인선수 7명을 포함해 47명의 선수가 방출 시장에 나오게 됐다. SK 김원형처럼 코치 생활을 시작한 이들도 있지만 상당수 선수들이 새로운 팀을 구해야 할 처지다.
하지만 선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팀들로서는 방출 선수들이라도 잘 살펴봐야 할 입장이다. 이미 떨어진 낙엽이라지만 눈씻고 찾아보면 쓸만한 선수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방출 선수들의 활약으로 재미를 본 팀들도 더러 있었다.

2009시즌 종료 후 방출 설움을 맛본 이상열(LG)과 정원석(한화)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넥센에서 방출된 뒤 LG로 간 이상열은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로 2년간 76경기-77경기에 등판할 정도로 비중있게 기용됐고 최근에는 FA 계약에도 성공했다. 두산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정원석도 한화 이적 첫 해부터 데뷔 첫 규정타석 3할 타율로 깜짝 활약을 펼쳤다.
케이스는 조금 다르지만 박진만(SK)도 성공한 방출 선수 케이스에 들만하다. 지난해 삼성에 방출을 요청한 박진만은 SK 이적 후 100경기에서 타율 2할8푼 6홈런 39타점으로 활약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같은 시기 삼성에서 방출된 포수 심광호도 LG로 팀을 옮긴 이후 든든한 백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에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 중에서도 쓸만한 선수들이 제법 눈에 띈다. 투수로는 한 시대를 풍미한 손민한을 비롯해 구자운·박준수·황두성·서승화·이상화·차정민·박정배 등이 있고, 야수로는 채종범·이영수·박정환·이승재 등의 이름이 보인다. 올해는 9구단 NC 다이노스도 있기 때문에 이들의 재취업 가능성이 예년에 비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연 방출 선수들이 재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들을 통해 의외의 성과를 거두는 팀이 나올지도 한 번 지켜볼 대목이다.
waw@osen.co.kr
손민한-서승화-박준수-구자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