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영화 '복면달호'의 인기절정 트로트 가수로 뒤늦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이병준,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현빈과 맞서는 백화점 전무로 등장해 드디어 명품조연 대열에 합류했다.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로 유명한 이병준은 요즘 한창 잘나간다. 같이 찍자는 드라마와 영화 출연 제의가 봇물이지만 몸은 하나다. 종편 개국과 맞물려 명품 조연을 찾는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출연료 또한 가파르게 치솟는 추세다.
인기가 높아질수록 스타들의 목이 철갑을 두른 것처럼 곧잘 뻣뻣해지곤 한다는 게 연예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증언. 물론 예외는 자주 나타난다. 중년의 관록을 풀풀 풍기는 김병준도 그런 케이스다.

그는 최근 수많은 캐스팅 유혹 속에서 자신의 춥고 어려웠던 무명시절 인연을 지키고자 출연료 없이 작품을 선택하는 뚝심과 의리를 과시했다. 또 하나. 그의 한 측근에 따르면 이병준은 '시크릿 가든'의 열연 이후 CF 섭외가 빗발치자 소속사에 "단 한 가지 원칙만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사채 등 자칫 서민에게 피해를 줄수 있는 광고에는 절대 출연하지 않겠다"는 선을 그었다는 것이다. 사채 등 금융광고는 연예계에서 노동량에 비해 수입이 많기로 유명한 분야다. 결국 거액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일부 스타들이 자신의 지명도를 간판 삼아서 "싼 이자로 갖다 써라" "나를 믿고 맡겨봐라"는 그 가운데 일부의 달콤한 독사과(?)를 앵무새처럼 조잘거리며 권하고 있다.
이병준의 요구에 소속사도 'OK'를 했고, 금융 쪽 광고는 절대사절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한때 출연료 수입으로만도 일반 서민의 연봉 수 십배를 거뜬히 버는 일부 톱스타들이 일본계 단기사채 CF 광고에 출연, 흥겹게 춤추고 노래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은 적이 있다. 이후 스타급 배우들의 사채 광고 출연은 뜸해졌지만 이와 유사한 금융 광고은 오히려 늘어나는 중이다.
연예계 스타의 신용이 여과없이 반영되는 광고를 믿고 상품 가입이나 구매를 했다가 소비자가 피해를 당했더라도 이에 대한 책임을 스타에게 묻는 건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단지 양심의 문제일 뿐이다.
결국 유해성 광고(?)에 출연하고 안하고는 스타 개개인의 판단일뿐이다. 톱스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강조되는 요즘, 이병준의 사채광고 절대사절 선언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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