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선수의 변신은 무죄다.
야구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선수들도 다르지 않다. 특히 보직 및 포지션 변경은 선수에게 있어 큰 도전이다. 올 겨울에도 내년 시즌 변화의 성공을 위해 도전할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몇몇 팀들이 벌써 주축 선수들의 보직과 포지션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프로야구에서 보직·포지션을 변경한 선수들이 어느 때보다 많았다. 롯데는 전준우의 3루 전환과 홍성흔의 외야 기용이 재미를 보지 못했고, 한화 정원석의 3루 변신과 두산 김동주의 1루 이동도 오래 가지 못했다. 하지만 KIA 김상현의 좌익수 변신과 한화 양훈의 선발 전환처럼 성공적으로 안착한 케이스도 있었다. 두산 외국인 투수 페르난도 니에베는 선발에서 마무리로 이동한 후 훨씬 좋았다.

올 겨울에도 이런저런 보직 및 포지션 변경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SK에서 롯데로 이적한 좌완 이승호는 지난 몇 년간 전문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롯데는 그를 선발로 전환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무려 15승을 올린 좌완 에이스 장원준이 군입대하며 선발진에 좌완 투수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승호는 통산 122경기를 선발로 나온 경험이 있는 투수다. 통산 73승 중 44승이 선발승으로 선발로만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시즌도 두 시즌이나 된다. 그러나 2004년 이후에는 선발승이 없다.
LG에서 SK로 옮긴 포수 조인성도 포지션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1998년 데뷔 후 줄곧 포수로만 활약한 조인성이지만 이미 SK에는 박경완과 정상호라는 정상급 포수들이 넘쳐난다. 때문에 SK는 조인성의 방망이에 비중을 두고 그를 영입했다. 조인성은 "상황에 따라 1루도 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기본적으로 기존 SK 포수들과 경쟁을 펼치겠지만 차선택으로 지명타자 또는 1루수 전환 가능성도 열어뒀다.
LG는 선발 박현준의 마무리 이동이 검토되고 있다. 박현준은 올해 풀타임 선발 첫 해부터 13승10패 평균자책점 4.18로 활약했다. 최근 10년을 통틀어 LG 최다승을 올린 투수가 박현준이다. 그러나 LG는 고질적으로 뒷문이 약한 팀이다. 넥센에서 영입한 송신영은 2개월 가량 뛰고 팀을 떠났다. 빠른 공으로 삼진을 잡을 줄 아는 배짱 두둑한 사이드암이라는 점에서 마무리투수로 성공 조건은 갖추고 있다. 본인도 의욕을 갖고 있다.
이외 올해 불펜으로 인상적인 피칭을 한 LG 신인 임찬규와 SK 좌완 박희수도 내년 시즌 선발 전환이 검토되고 있다. 두 투수 모두 불펜으로 검증된 투수들이라는 점에서 선발 전환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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