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가 완벽하게 된 포크볼을 잘 치는 타자는 세상에 없다".
이제는 일본을 정 조준한다.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 입단을 앞둔 이대호(29, 전 롯데)가 일본 투수들의 공을 공략하기 위한 해법을 스스로 내놨다.
이대호는 6일 부산에서 오릭스 입단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프로야구 정복을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는다. 1일 일본 스포츠언론 인터넷 판은 "이대호의 오릭스 입단 기자회견이 6일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며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이 동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릭스는 지난달 23일 이대호와의 1차 협상에서 2년 간 7억 엔(한화 약 105억 원)이라는 조건을 제시해 이대호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이대호는 지난달 30일 경남 통영에서 열린 롯데 납회식에 참석해 "2년 안에 모든 걸 해결하고 싶다"면서 "우승도 하고 최고타자도 되고 싶다. 그냥 돌아오기보다 최고타자가 돼서 보다 좋은 조건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당당하게 포부를 내비쳤다. 그렇다면 이대호가 넘어야 할 산과 그 등정법은 무엇일까.
▲ "포크볼 연속 세 개에 삼진", 일본 야구의 치밀함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의 가장 큰 차이점은 투수진의 선수층이다. 이대호에 앞서 일본 야구를 경험했던 '선배'들은 이대호가 귀담아 들어야 할 만한 조언을 남겼다. 8년간의 일본 생활을 접고 국내무대 복귀를 선언한 이승엽은 "일본은 쉬어가는 투수가 없다. 추격조 투수도 제구력이 뛰어나다"고 일본 야구의 두터운 선수층을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성적을 쌓기 쉬운 투수들이 있지만 일본은 패전처리 투수까지 뛰어난 제구력으로 무장하고 있어 타격 감각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여기에 일본 투수들은 제구력이 뒷받침 된 포크볼을 앞세워 타자들을 농락한다. 노모 히데오는 마구라고 까지 평가받은 포크볼을 앞세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 해인 1995년 신인왕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우리 타자들이 일본과의 국제대회에서 가장 경계하는 구종도 포크볼이다.
지난달 19일 박찬호 유소년 야구캠프에 참석한 김태균은 이대호에게 "스리볼에서 포크볼 연속 3개에 삼진먹는 기분을 아느냐"고 말했다. 또한 이승엽은 "풀카운트에서 포크볼 들어올 걸 생각하고 있다가 갑자기 몸 쪽으로 찌르는 직구가 들어오면 헛스윙 삼진 당하기 일쑤"라며 이대호에게 '포크볼 주의보'를 내렸다.
▲ "분석해야 산다", 이대호의 해법
이대호가 내린 결론은 '참고 분석하라'다. 30일 납회식에 참석해 취재진과 함께한 자리에서 이대호는 "제구가 완벽하게 된 포크볼을 잘 치는 타자는 세상에 없다"라고 말했다. 결국 포크볼을 치기 위해 노리는 것보다 참고 보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은 실투 싸움이다. 이대호는 "일본 투수들을 보니 몸쪽 공을 던지는 비율이 많이 늘었다. 몸쪽 공을 최대한 커트 시키며 버텨야 한다"면서 "(그러다 들어오는)몰리는 공을 얼마나 잘 공략하는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포크볼에 속지 않고 몸쪽 공은 커트하며 실투를 기다렸다 공략하겠다는 뜻이다.
또한 일본야구에 대한 분석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대호는 "에이스가 경기에 나온다면 저도 생각이 있다"면서 "일단 (상대 투수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저는 일본에서 처음부터 시작하기에 분석이 필수다. 물론 공부를 많이 하고 갈 것이다. 준비를 해 놓고 가는 게 낫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 철저한 분석을 통해 노림수를 갖고 타격을 해야 일본 프로야구의 각 팀 에이스를 공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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