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관계자, "이대호, 성공위해 일본어 배워라"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12.02 10: 50

'빅보이' 이대호(29)의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 입단이 현실화되고 있다.
오릭스는 지난달 23일 원소속팀인 롯데 자이언츠와의 협상이 결렬된 이대호와 1차 협상을 갖고 2년간 7억 엔(한화 약 105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했다. 이대호 역시 오릭스와의 협상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제 남은 절차는 오릭스 입단을 공식 발표하는 자리뿐이다.
일본 언론들은 이미 오는 6일 이대호가 부산에서 오릭스 입단 기자회견을 가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까지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한 일본 오릭스 담당기자는 1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나가무라 히로유키 오릭스 편성부장이 이대호의 성공 요건에 대해 언급했다"고 밝혔다.
선수 영입 및 관리를 담당하는 나가무라 편성부장은 취재진들에게 "이대호가 일본에서도 성공하려면 일본어를 배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어를 배워야 생활에 쉽게 익숙해질 수 있고 야구에도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대호는 최근 "기본적인 일본어를 배우고 있다"고 밝혔지만 오릭스가 한국어 통역과 이미 재계약을 마쳤기 때문에 이대호가 꼭 일본어를 구사해야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일본어를 배운다는 것은 곧 문화에 대한 적응을 의미한다. 일본의 배타적인 분위기와 독특한 문화탓에 일본에서 뛴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적응 부족으로 돌아간 선수가 많다는 점을 고려한 조언인 것으로 보인다.
나가무라 편성부장은 또한 "이대호가 이승엽처럼 안쪽 공에 대응할 수 없다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안쪽 공에 약점을 보인 뒤 집요하게 안쪽 공을 던지는 투수들로 인해 힘든 시기를 겪었다. 특히 일본 투수들은 몸쪽으로 들어오는 포크볼에 능하기 때문에 이대호도 이에 익숙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대호가 넘어야할 산은 '기대'다. 이대호는 지난해 타자 7관왕을 차지하면서 한국을 넘어 일본에도 알려졌다. 당장 나가무라 편성부장은 "2012년부터 한국에서만큼의 실력을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2년 7억 엔(약 105억 원)에 이르는 연봉도 그에 대한 팀의 기대치를 드러낸다. '밥값'을 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이 잔인한 프로 세계다.
이대호가 유리한 점은 일본에는 우타자, 특히 장타력을 갖춘 우타자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가 자신의 실력을 모두 발휘한다면 일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부진에 빠진다면 이범호, 김태균처럼 허무하게 돌아오는 선수 명단에 이름을 추가할 수밖에 없다.
해외 진출이라는 모험을 택한 이대호. 과연 그가 오릭스가 원하는 요건을 모두 채울 수 있을지 내년을 지켜봐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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