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생활화된 것 같아요. 하루라도 빼먹게 되면 허전하더라고요".
왜소한 체구와 무릎 부상 전력으로 인해 풀타임 소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제대로 깨버린 데는 부단한 웨이트트레이닝이 한 몫 했다. 올 시즌 '3할 유격수'로 우뚝 선 이대수(30. 한화 이글스)가 한 시즌을 돌아보며 웨이트트레이닝 예찬론을 펼쳤다.
올 시즌 이대수는 122경기 3할1리 8홈런 50타점 10실책을 기록하며 한화의 돌풍 주역 중 한 명이 되었다. 우승 유격수 김상수(21. 삼성)와 '작은 거인' 김선빈(22. KIA), 지난해 수상자 강정호(24. 넥센)와 함께 유격수 골든글러브 부문 후보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이대수는 2001년 SK 신고선수 입단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이대수는 2007년 포스트시즌 무릎 부상 이후 "과연 이대수가 한 시즌을 제대로 보낼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아왔다. 2007년 한화와의 플레이오프서 지금은 팀 동료가 된 고동진과의 충돌로 무릎 부상을 입었던 이대수는 SK와의 한국시리즈서 입단 동기 조동화와 충돌하며 더욱 부상이 악화되고 말았다. 당시 입은 무릎 부상은 2008년 전반기까지 영향을 미쳐 정면 타구가 왔을 때 대시 스타트가 늦는 모습을 보이며 김재호에게 잠시 주전 자리를 넘겨줬던 바 있다.
몸의 지탱이 제대로 되지 않으며 체력도 그만큼 뚝 떨어졌고 그로 인해 이대수에게는 "풀타임 소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박혀버렸다. 2009년 11월 한화로 트레이드될 때도 야구인들은 "기량으로 따지면 충분히 주전 유격수로 활약할 테지만 과연 여름나기를 얼마나 잘 할 것인지가 걱정이다"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해 이대수는 7월 한 달간 1할 대 빈타를 기록하는 등 2할3푼2리 7홈런 37타점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까지 기술 연마에만 집중했다. 그러다보니 체력적인 약점은 제대로 보완하지 못했다. 기술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력이 바탕되지 않으면 고전한다는 것을 느낀 것이 2010년이었다". 한대화 감독 또한 지난 시즌 중반 "여름이 되니 점점 볼 살이 쭉 빠지더라. 보양식이라도 잘 먹어야 할 텐데"라며 이대수의 체력을 걱정했던 바 있다.
체력의 중요성을 느낀 만큼 이대수는 하와이 전지훈련부터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식사 시간에도 선수들 중 가장 늦게 자리를 뜨는 축에 속하며 최대한 좋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데 집중했고 이전보다 더 많은 체력훈련으로 지구력 증강에 힘썼다. 시즌 중에도 이대수는 적절하고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에 힘을 쏟고 이는 한여름인 7~8월 타율 3할4푼7리의 호성적으로 이어졌다. 올스타 브레이크 때만해도 2할 대 중반이던 이대수의 타율이 급상승한 데는 한여름 맹타가 한 몫 했다.
"체력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만큼 '이걸 좀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도 든다. 마무리훈련 기간 동안 대전에 남아서 거의 매일 구장에 들러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이제는 확실히 생활화된 것 같다. 하루라도 안 하면 허전하더라".(웃음)
무엇이든 지나치면 독이 된다. 그러나 적절하게 꾸준히 훈련한 결과는 값진 열매로 돌아왔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체력적 약점을 지닌 유격수라는 평을 받던 이대수는 '하루라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지 않으면 몸에 가시가 돋는 남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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