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행' 박준수,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12.02 10: 07

"저한테도 좋은 기회가 될테니 팀에 서운하거나 그런 건 없어요".
넥센 히어로즈의 우완 사이드암 박준수(34)가 12년을 몸담았던 팀을 떠나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는다.
박준수는 1996년 2차 9라운드 전체 67순위로 현대(지금의 넥센)에 지명됐다. 박준수는 현대 시절인 2006년 38세이브를 기록, 세이브 부문 2위에 오르는 등 믿음직한 계투요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박준수는 2008년 10월 이후 1군에서 자취를 감춘 채 수술과 재활에 전념했다.

2010년 6월 605일 만에 1군에 올라온 그는 그해 42경기에서 3승3패 8홀드 2.3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활하는 듯 했으나 올 시즌 구위가 저하된 모습을 보였고 결국 지난 25일 팀의 보류선수 명단에 들지 못해 방출됐다. 통산 성적은 262경기 17승18패 28홀드 44세이브 평균자책점 3.14.
이후 새 팀을 물색해온 박준수는 내년 시즌 불펜 강화를 노리는 KIA와 계약을 마쳤다. 박준수는 계약 확정 후 OSEN과의 통화에서 "KIA 유니폼을 입는다는 게 어색하기는 하겠지만 다 똑같은 유니폼이고 똑같은 팀이니까 별다른 마음은 들지 않는다"고 KIA행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박준수는 넥센을 떠나는 것에 대해서도 "12년 동안 있었던 팀이다. 코칭스태프도 선수들도 다 오래 함께 해온 사람들이다. 하지만 프로 세계라는 게 감정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 능력이 필요했고 내 능력이 안되서 도태된 것"이라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팀의 방출은 그에게도 조금 놀라운 소식이었다. 박준수는 "팀이 요즘 성적이 좋지 않아서 어린 선수들을 키워내는 것에 집중하는 것을 보고 내년에는 기회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게 이렇게(방출)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나에게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넥센에도 얼마 전에 인사하러 갔다. 넥센 분들이 '방출된 선수가 인사하러 오는 건 처음'이라며 놀라시더라. 하지만 서운하거나 그런 감정이 들지 않았으니까 그랬다. 감독님은 '잘됐다. 새 팀에서도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며 새로운 기회를 의연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박준수의 방출 당시 한 넥센 관계자는 "박준수에게는 다른 곳에서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어 자유계약 공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준수는 60명으로 제한된 보류선수 한계상 팀과 이별을 하게 됐지만 올 시즌과 마찬가지로 충분히 중간 계투로 즉시 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가 내년부터 KIA에서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며 '제2의 이상열'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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