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김태균이 프로야구 최초로 '연봉 10억원' 시대를 연다.
한화와 김태균은 지난 2일 대전구장 사무실에서 만나 계약 조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한화 노재덕 단장은 김태균에게 역대 최고 연봉을 보장했다. 최초의 연봉 10억원대에 플러스 옵션까지 약속했다. 한화와 김태균은 조만간 프로야구 사상 첫 10억원대 연봉 시대를 연 구단과 선수로 공식 기록될 예정이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연봉이 10억원대라면 과연 계약금은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김태균의 공식적인 계약금은 없다. 김태균은 이미 2009년 말 일본으로 진출하며 FA 권리를 행사했다. 해외에서 돌아온 지금 시점에서 FA 보상규정은 그대로 적용되지만 김태균의 공식 신분은 일반 선수와 같다.

프로야구 규약상 처음 입단하는 신인 선수와 FA 선수를 제외하면 누구도 계약금을 받을 수 없다. 김태균은 일반 선수 신분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다년계약이 안될 뿐만 아니라 계약금도 받을 수 없다. 연봉 못지않게 김태균의 계약 총액이 관심을 모았지만 오는 12일 공식 발표하게 될 계약조건은 연봉 및 옵션이 전부다.
지금껏 FA 자격을 얻어 해외에 진출했다 국내로 돌아온 FA 선수들은 관례적으로 계약금을 받아왔다. 이병규(LG) 이혜천(두산) 이범호(KIA)가 그랬다. 그러나 이 같은 해외파 복귀 편법 계약에 대한 문제가 공론화되자 한화는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규정대로 계약금은 주지 않되, 연봉은 높이고 옵션을 붙이기로 한 것이다.
한화 구단 고위 관계자는 "규정상 계약금은 못 주게 되어 있다"며 "그 대신 연봉으로 보전하는 형식이다. 연봉에 옵션을 보태면 문제될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에서 돌아오는 선수에 대한 규정상 문제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현실적으로 규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연봉을 높이는 게 최선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나온 게 10억원이라는 상징적 의미의 최고 연봉이다. 여기에 플러스 옵션까지 붙이면 상당한 거액이 된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성적이 좋다면은 성과금을 줄 수도 있다. 내년·내후년에도 계속 우리팀 선수로 계약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보상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규정을 지켰을 뿐만 아니라 10억원대라는 상징적 액수로 김태균의 자존심도 살렸다. 혹여라도 나올 수 있는 뒷말을 애초 차단하고, 구단과 선수의 위신을 모두 높였다. 김태균은 "나에게 과분한 대우다. 구단에서 많이 신경써 주셔 감사하게 생각한다.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최고 연봉의 구체적 액수는 오는 12일에 밝혀진다. 확실한 건 계약금 없이도 10억원 그 이상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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