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열의있게 훈련하는 선수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팀 내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 중 하나로 주저하지 않고 3년차 우완 투수 장민제(21)를 첫 손가락에 꼽는다. 지난달 일본 나가사키 마무리훈련에서도 장민제는 가장 많은 1100개의 투구수를 채울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지난 2009년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차 3번 전체 2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장민제는 올해 데뷔 후 첫 풀타임 1군 시즌을 보냈다. 성적은 36경기 1승7패1홀드 평균자책점 6.06. 기록만 놓고 보면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5~7월에는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을 정도로 비중있는 역할을 했다.

6월까지는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75로 역투했다. 그러나 7월 이후 2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05로 무너졌다. 그는 "실력차를 떠나 마음가짐의 문제였다. 자신있게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잘 던져야겠다는 생각이 강해 좋지 않은 쪽으로 흘러갔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장민제는 한대화 감독으로부터 '장심각'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마운드에서 심각한 표정을 많이 짓는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너무 생각이 많아서도 안 된다. 타자랑 싸우기도 전에 자기자신과 싸우느라 힘을 소모한다"고 지적했다. 장민제 스스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성격상 뭐가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는 스타일이라 그런 듯하다"고 인정했다.
마무리훈련에서도 이 같은 장민제의 스타일은 그대로 나타났다. 정민철 코치는 "투구수를 떠나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던졌다. 누가시키지 않아도 가장 열의를 보였다"고 했다. 장민제는 "몸쪽으로 변화구를 던지려 노력했다. 어떤 변화구든 몸쪽으로 던져야 타자들을 헷갈리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민제는 볼 스피드가 아주 빠른 유형의 투수는 아니다. 하지만 포크볼을 비롯해 다양한 변화구로 승부한다. 이를 위해 바깥은 물론 몸쪽도 과감하게 찌를 수 있는 정교한 컨트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 부분에 가장 집중했다. 그는 "일본야구를 보면 투수들의 볼스피드가 빠르지 않아도 변화구와 제구로 승부한다"고 말했다. 물론 직구 구속도 145~146km까지 끌어올렸다.
한화는 올 겨울 FA 송신영을 영입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도 투수로 데려온다.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장민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경쟁이 치열하지만 나도 기죽지 않고 잘 해낼 것이다. 충분히 할 수 있고 또 재미있을 것 같다"며 "올해 느낀 게 많다.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독기를 품고 있다. 누구나 그렇듯 선발 진입을 목표로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누구보다 열의가 강하고 뜨거운 장민제라면 한 번 기대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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