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예능이 공중파를 뛰어넘는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가운데, 종편 개국이 과연 이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근 케이블 예능프로그램은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그 선두에 엠넷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가 있다. '슈스케'는 케이블 최초로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공중파를 위협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3%의 시청률을 기록하면 찬사를 받았던 케이블 예능으로서는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슈스케' 이후 케이블에 대한 이미지가 180도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청자들은 '슈스케'가 방송되는 엠넷을 즐겨찾기 채널로 등록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슈스케'를 케이블 사상 최초로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게 했고 최근 '슈스케3'는 160만건이 넘는 문자수를 기록하기도 해 그 위상을 입증했다.

'슈스케'가 있기까지 케이블은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은 11번대를 넘어가기 힘들었던 시청자들의 손놀림을 좀 더 '위'로 향하게 하기 위해 선정성과 폭력성을 넘지 않는 선에서 끊임없는 시도를 해왔다.
그 결과 '슈스케'의 인기를 잇는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바로 tvN '코미디 빅리그'다. 지난 달 19일 막을 내리고 시즌 2를 준비 중인 이 프로그램에는 많은 코미디언들이 출연해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들을 절묘하게 바꿔 그대로 노출하는 등 관객들을 웃음 바다로 빠뜨렸다.
이는 관객과 시청자에 큰 공감을 가져다 줬다. 특히 아메리카노와 옹달샘은 간디작살, 마돈나, 빙닭 등의 평범한(?) 단어를 특유의 억양으로 묘사해 공중파에서는 보기 힘든 개그를 선보인 것.
이렇듯 케이블의 큰 장점은 공중파에서는 볼 수 없었던 리얼함과 '시청자와 가까워진 거리'다. 선정성과 폭력성을 절묘하게 피해가며 웃음을 주는 것은 케이블만의 전유물이다.
또 개그가 섞인 예능 프로그램에는 정치 풍자도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요소 중 하나. 심의가 비교적 적게 닿는 케이블 프로그램으로서는 시청자들에게 더 큰 통쾌함을 안긴다. 정치 풍자와 더불어 연예인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하는 것 또한 큰 볼거리.
공중파 등에서 연예인의 패션 스타일, 언행을 꼬집는 일들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원하는 것들을 여실히 프로그램에 반영,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었다. 그 과정에서 논란이 된 몇몇 MC가 있었지만 이는 곧 '예능은 솔직해야한다'는 대중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며 호평을 받았다.
이같이 공중파와 다른 특이성으로 마니아층을 거느린 케이블 예능프로그램은 최근 공중파가 가진 대중성까지 곁들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에 종편의 개국이 얼마나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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