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와 멜론 뮤직 어워드가 연이어 개최되면서, 2011년을 장식한 톱가수들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시상 기준은 문자 및 온라인 투표 등 열성적인 팬층이 있는 대형 그룹이 비교적 유리한 편이어서, 음원차트에서 두각을 나타낸 대중적인 가수들은 크게 조명받지 못하는 맹점도 드러냈다.
지난 한해는 특히 걸그룹의 활약이 대단했다. 씨스타, 시크릿, 에프엑스, 포미닛 등 1.5군 그룹으로 분류되던 신예 걸그룹들이 1위곡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면서 1군 반열에 올라섰다. 음원차트에는 이들의 이름이 거의 쉬지 않고 등장했다. 그러나 시상식에서 상을 거머쥐기엔 아직 팬덤이 약한 상태. 보이 그룹보다 훨씬 더 대중적으로 히트곡을 만들어내고 인지도도 높였지만, 기존 대형 그룹과 인기 보이 그룹의 열성적인 팬덤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다.
대표적인 케이스는 씨스타와 시크릿. 두 팀은 올 한해 각각 3곡 이상의 히트곡을 쏟아내며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아직 대형 그룹과 직접 대적하긴 어렵지만, 오래 살아남는 곡들을 만들어냈다는 평.

씨스타는 메인보컬 효린이 KBS '불후의 명곡2'에서 독보적인 두각을 나타내며 날개를 달았다. 허스키하면서도 파워풀한 창법과 섹시한 퍼포먼스는 씨스타의 실력을 입증시켰고, 인기 프로듀서 용감한 형제가 맡은 음악은 연이어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니까짓 게'로 음원차트 1위를 점령한 이들은 효린과 보라의 유닛 씨스타19의 '마 보이'로 음원차트를 강타했다. 연이어 발표한 정규1집 '쏘 쿨'도 발표와 동시에 즉각적으로 음원차트 1위에 올라서며 음원 시장에서의 '흥행 파워'를 과시했다.
시크릿은 유난히도 대형그룹과 맞붙는 일이 많았으나, 놀랍게도 노래를 히트시키는데 성공했다. 올초 동방신기와 나란히 컴백, 새로 발표한 '샤이 보이'는 초반 동방신기의 기세에 눌리고 말았으나 이후 2달간이나 음원차트 상위권에 머무르며 장기집권에 성공했다. 동방신기에 이어 2위를 하다가, 동방신기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후엔 1위에 올라서는 저력까지 있었다. 음원파워는 솔로 활동에서도 입증됐다. 송지은의 솔로곡 '미친거니'가 3월 한달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던 것. 여름에 발표한 '별빛 달빛'은 시크릿만이 할 수 있는 귀여운 코드를 백분 활용해 남성팬들의 지지를 얻었으며, 지난 10월에는 1집 '사랑은 무브'로 섹시 퍼포먼스까지 도전, 소녀시대의 '더 보이즈'와 맞붙는 '배짱'까지 발휘했다.
에프엑스의 활약도 대단했다. 난해한 가사와 독특한 음악으로 팬층을 구축해온 에프엑스는 지난 상반기 '피노키오'를 히트시키며 자신들의 코드를 대중에게 이해시키는데 성공했다. 빅토리아가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고 크리스탈이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으로 연기자 변신에 나서는 등 멤버들의 예능 활약도 상당했다.
포미닛은 '거울아 거울아'의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연일 네티즌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하체를 이용한 일명 '쩍벌춤' 논란 등으로 줄곧 뜨거운 감자가 됐고, 연이어 발표된 현아의 솔로곡 '버블팝' 역시 일부에서 '선정적이다'는 비판을 제기해 방송활동을 중단까지 하는 '사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특별한 노출이 없었음에도 이같은 논란이 일어날만큼 무대 자체가 도발적이고 핫했다는 평가. 특히 '버블팝'은 유튜브에서 2000만이 넘는 클릭수를 기록, 올해 유튜브 톱10에 유일하게 오른 솔로가수의 뮤비로 선정되기도 했다.
포미닛이 도발적이고 뇌쇄적인 매력으로 차세대 섹시스타로 자리매김했다면, 지나는 건강미로 CF 퀸이 됐다. 지난 상반기 '블랙 앤 화이트'로 아이유에 이어 최고 음원 판매 기록을 남긴 그는 글래머러스한 몸매에 건강한 매력으로 연일 포털사이트를 점령했고, 다수의 광고 계약을 맺으며 CF 퀸 자리에 올라섰다. 특유의 밝고 명랑한 이미지와 빼어난 몸매가 광고주들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은 것. 속옷부터 주류까지 다양한 광고 모델로 낙점돼 활동 중이다.
남자 가수들 중에도 다소 '억울한' 케이스는 많다. 지난 여름 음원차트를 초토화시킨 리쌍을 비롯해, MBC '나는 가수다'의 히어로 김범수, 상반기 '발라드 왕자'로 올라선 케이윌도 활약상에 비해 시상식에서의 '비중'이 크지 않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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