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한방' 오광록 "나에게도 귀여운 면 있다" [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1.12.03 10: 02

[OSEN=김경주 인턴기자] 개성있는 연기, 특유의 매력적인 저음 보이스. 배우 오광록을 떠올릴 때 붙는 수식어들이다. 그런데 이제 한 가지의 수식어가 더 붙어야 될 듯하다. '아이처럼 순수한 남자'.
지난 2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연기에 대한 순수한 열정, 문학에 대한 순수한 감동으로 가득차 있는 아이같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가 코미디 영화 '결정적 한방'을 들고 우리 곁을 찾아왔다.
'결정적 한방'에서 주인공 이한국 장관(유동근 분)의 라이벌로 비리를 일삼는 정치인 근석 역을 맡은 오광록은 영화 출연의 결정적 이유를 좋은 시나리오때문이라고 밝혔다.

"시나리오를 보고 내가 사는 이 나라와 사회에 필요한 수수하고 따뜻한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정치와 국민과의 소통에 대한 진심이 잘 담겨 있어서 선택했죠. 어떻게 보면 제가 맡은 비리 정치인 역할은 전형적이고 대단히 뻔한 인물일 수 있습니다. 배우로서는 매력적인 캐릭터는 아니죠. 하지만 충분히 시나리오와 영화를 위해서라면 그 역할을 수행해주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는 청렴한 장관인 이한국과 부패한 정치인 근석의 갈등을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정치적으로도 민감할 수 있는 사안. 그는 이에 대해 현재 많은 논란을 빚고 있는 FTA를 거론했다.
"FTA가 발효되면 순수한 영화에 대한 영화 기금이라던지 자국영화보호 정책, 문화적 측면들에서 간섭을 받게 될 것입니다. FTA라는 것은 상실이 많은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것이죠"
그는 스크린 쿼터 축소로 인해 어려워진 한국 영화 시장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사실 몇 년전에 스크린 쿼터가 축소되면서 한국 영화 시장이 어려워졌습니다. 실업자들도 많이 생겼고요. 문화적인 시장 규모가 깨졌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FTA까지 가게 되면 공격적인 성향으로 나올 것입니다"
오광록은 최근 종합편성채널 MBN 시트콤 '뱀파이어 아이돌'에의 출연을 알린 바 있다. 난생 처음으로 시트콤에 도전하는 그는 자신에게도 귀여운 점이 있다며 시트콤 출연 계기를 밝혔다.
"제 안에 소년같은 면이 있습니다. 귀여운 점이 있죠. 시트콤은 대단히 놀라운 작업입니다. 영화보다 장면을 찍는 속도가 빨라서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어떻게 보면 영화보다 더 어려운 작업일수도 있죠. 적응하지 못하고 시청자분들께서 '저 사람 왜 저렇게 오버해?'라고 하실까봐 걱정입니다(웃음)"
그는 천진난만한 아이의 마음으로 시트콤에 임하고 있다며 멋진 비유를 들려줬다.
"마치 큰 방에 있다가 작은 방에 옮겨가는 것 같은 마음입니다. 어른들이 있던 큰 방에서 움츠러들어있다가우리들만 있는 작은 방으로 옮겨가는 것 처럼요. 몸으로 웃겨서 시트콤을 (시청자분들이) 보시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사람이 나오는 게 좋아서, 행복해져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시트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광록은 관록있는 중견 배우들 중 한 명이다. 문득 그가 연기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무용 공연을 좋아하게 돼서 마침 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무대를 맨발로 들어서는 무용수나 배우를 보면 벌거벗은 영혼 같았습니다. 무대에서는 거짓을 보여줄 수 없습니다. 호흡들속에 영혼이 느껴지니까요. 참 신비로웠고 동경했습니다."
끝으로 그는 영화를 찾아오실 관객들에게 한 마디를 전했다.
"잘나가는 12월일수도 있고 따사로움이 필요한 12월일수도 있습니다. 맑고 수수한 가슴에서 시작된 영화입니다. 사회에 대한 시선들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입니다. 따스한 애정과 눈길 많이 보내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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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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