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12월 연예계에 트위터 논쟁이 뜨겁다. 연예인 트윗이 연예계를 달구는 게 아니고 제 3자라 할 수 있는 인기 작가와 평론가의 핑퐁 설전 때문이다.
단초는 공지영 작가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제공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종편 개국과 관련, 개국 축하 행사에 참여했던 피겨 스타 김연아와 가수 인순이를 '무개념'으로 몰아부치면서다.
수많은 트위터 팔로워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공 작가의 이번 트윗도 반향이 대단했다. 하지만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게 FTA 국회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 '한나라당에서 파견되신 분 맞죠?'라고 비꼬았을 때와는 다른 식의 형태로 파문이 일었다.

정치와 정치인을 연결지은 공지영 식 촌철살인 트윗에는 반대 여론이 많지 않았지만 애꿎은 김연아와 인순이를 종편 행사 참가 여부에 따라 개념, 무개념으로 분류한 잣대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김연아와 인순이가 종편 행사에서 어떠한 정치 성향을 드러낸 것도 아니고, 단순히 셀리브리티로서의 일정을 소화한 사실만으로 선, 악 구분을 했다는 경솔함에 대한 지적들이다.
과거 독재와 군사정권 시절, 유명 연예인들은 숱한 정치 행사에 불려다녔다. 자의가 아니라 강압에 의해서였다. 물론 자발적으로 폴리테이너의 길을 택해 국회의원 뱃지까지 단 스타들도 있었지만 대다수 연예인과 그 소속사들은 정치에 대해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위험한 당신'으로 간주하는 게 보통이다.
이번 공지영의 트윗은 정치와 거리를 둔 본업 충실형 연예인들에게 정치색을 띤 시선으로 단죄(?)의 화살을 날렸다는 데 문제가 있다. 정치인이나 정치에 뜻을 둔 폴리테이너를 상대로 했다면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링 밖의 관중에게 펀치를 날리는 건 오바도 상당한 오바임에 틀림없다.
이를 두고 '디워' 논쟁으로 연예계에서도 유명 인사가 된 진중권 평론가가 트위터로 '소신을 가지고 종편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개념'에 찬 행동일 수 있으나 그런 소신이 없거나 또는 그와는 다른 소신을 갖고 있다 해서 '개념'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죠"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덧 붙인 한 마디가 공 작가에게는 더 아플터다. "'개념'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을 거에요. 아마"라고 했다.
진중권씨와 갑론을박한 공 작가가 2일 밤 '마지막으로 상황 설명하겠다'고 올린 장문의 글은 '무개념' 발언에 대한 중언부언 변명으로 느껴진다. 물론 그의 설명대로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말과 리트윗, 반박글이 이리저리 전파되는 복잡한 과정에서 진의가 왜곡되는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내 사설 의견 공간인 SNS에...."라고 얘기한 부분은 아직도 공 작가가 자신이 한국 문화계에서 어느 정도의 인지도와 책임을 가진 공인인지를 전혀 모르고 있는 듯 해 안타깝다.
트위터로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할 말, 못 할 말을 실컷 퍼부은 뒤 대중의 반응이 좋으면 그냥 그대로이고 여론이 나쁘면 '내 개인 공간에서 한 말 갖고..'운운하는 건, 트위터 등 SNS의 뉴스 전파력이 세상 어떤 방송이나 신문 보다도 빠르다는 인터넷 시대의 초등학생들도 아는 사실을 정말 몰라서 그러는 건지 알면서 모른척 하는건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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