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원주 동부의 천라지망(天羅地網, 하늘에 새 그물, 땅에 고기 그물)이 이번에는 제대로 펼쳐졌다.
경기 전 강동희 감독은 지난달 29일 창원 LG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천라지망을 편다고 말했는데 시즌 최다 실점(86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우리 팀이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한테 약하다. 오늘도 전태풍이 워낙 좋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똑같은 실수는 없었다. 동부는 특유의 질식 수비로 전주 KCC를 꽁꽁 묶어 놓았다.
강동희 감독이 지휘하는 동부는 3일 전주 실내체육관서 열린 KCC와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3라운드 원정 경기서 특유의 수비에 힘입어 79-67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동부는 시즌 18승 4패를 기록하며 선두를 순항했다. 반면 KCC는 2위 안양 KGC인삼공사와 승차를 반 경기로 좁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한 눈에 들어오는 선수는 없었다. 그러나 동부는 약하지 않았다. 선수들 전체가 고른 득점을 올리며 KCC를 무너뜨렸다. 특히 윤호영은 20점 6리바운드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적시적소에 터진 3점슛 2개와 승부처였던 4쿼터에서의 9득점은 윤호영이 팀 승리의 주역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1쿼터는 공격 농구였다. KCC는 물론 수비 농구로 대변되는 동부 모두 마찬가지였다. KCC는 디숀 심스와 전태풍, 추승균이 각각 7점, 6점, 6점씩 넣으며 공격을 주도했고, 동부는 8점을 넣은 김주성을 중심으로 박지현(5점), 윤호영(4점), 로드 벤슨(4점) 등이 힘을 모았다. 접전이었지만 KCC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9-3으로 앞선 영향인지 25-23으로 1쿼터를 근소하게 앞서갔다.
1쿼터에서의 많은 실점 탓인지 양 팀은 2쿼터 들어 수비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수비가 강한 동부가 앞서지는 않았다. 넣을 선수는 던지는 족족 그물을 흔들었다. KCC에서는 심스(9점)가 그랬고, 동부에서는 황진원(10점)이 그랬다. 특히 황진원은 3점슛 2개를 성공시키며 동부가 39-40, 1점차로 추격을 할 수 있게끔 했다.
승부의 균형은 3쿼터 후반 무너졌다. 계속해 쫓는 입장이던 동부가 본연의 모습인 타이트한 수비를 펼쳐 KCC의 득점을 차단한 것. KCC는 5번의 3점슛이 모두 림을 빗겨갔고, 2점슛 10개도 절반 밖에 들어가지 않았다. 반면 동부는 리바운드서 12-6으로 앞서며 득점 찬스를 잡아 꾸준히 득점으로 연결, 58-52로 역전에 성공했다.
동부의 기세는 무서웠다. 수비가 되자 공격은 저절로 됐다. 특히 윤호영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윤호영은 4쿼터에만 9점을 올리며 KCC와 점수차를 벌리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상승세를 탄 동부를 저지하기에는 KCC로서 역부족이었다. 전태풍이 종료 2분 25초를 남기고 3점슛을 성공시키며 추격의 의지를 불태웠지만, 동부는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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