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믿고 쓰는 '두산표 효과' 또 이어갈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2.04 11: 36

믿고 쓰는 두산표를 재확인할 수 있을까.
한화는 지난달 2차 드래프트를 통해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 베테랑 포수 최승환(33)을 지명했다. 한화가 최승환을 영입하자 두산표 선수들의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화는 유독 두산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좋은 팀이다.
2009년 말 한대화 감독 부임 후 데려온 정원석과 이대수가 대표적인 케이스. 김태균·이범호의 일본 진출과 김민재의 은퇴 등으로 선수층이 몰라보게 약화되자 한대화 감독은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내야수 이대수를 데려오고, 두산에서 방출된 정원석까지 영입했다. 두 선수는 2010년 곧바로 한화의 키스톤 콤비로 자리 잡았다.

정원석은 이적 첫 해부터 주전 2루수로 자리매김하며 데뷔 후 처음 규정타석과 함께 타율 3할 7홈런 42타점으로 기대이상 활약을 펼쳤다. 2010년 한화 유일한 3할 타자가 정원석이었다. 이대수도 김민재 은퇴로 공석이 된 한화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차면서 안정적인 수비로 팀에 공헌했다.
올해는 이대수가 펄펄 날았다. 한화 이적 2년차를 맞아 타율 3할1리 8홈런 50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 역시 데뷔 첫 규정타석 3할 타율.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한화의 탈꼴찌를 이끌었다. 한화는 지난해 정원석 이어 2년 연속 두산 출신 선수들이 팀 내 유일한 3할 타율로 활약했다.
역대로 범위를 넓혀도 한화에서는 두산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좋았다. 특히 좋은 포수들이 많았다. 1995년 시즌 초 전형도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OB에서 한화로 이적한 조경택은 주전 포수로 발돋움하며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02년 강인권과 현금 5억원에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도형이 포수와 지명타자를 오가며 수년간 팀에 공헌했다.
이처럼 두산 출신 선수가 한화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건 두산의 선수층이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대수·정원석 그리고 조경택·이도형 모두 두산에서는 확실한 자리가 보장되지 않았다. 갖고 있는 기량을 펼칠 기회가 부족했다. 하지만 출전 기회가 보장된 한화에서 야구인생의 꽃을 피웠다.
자연스럽게 새로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 '두산표 선수' 최승환에 대한 기대도 크다. 최승환은 "한화에서 나를 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좋았고 자신감이 생겼다. 나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두산에서 함께 뛴 원석이와 대수가 한화에서 잘하지 않았나. 나도 두 선수 만큼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믿고 쓰는 두산표' 선수를 자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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