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웅-주원 주연 콤비와 정진영-성동일-김정태 등 명품 조연들의 가세로 흥행 돌풍을 일으킨 '특수본' 정국 속에서 김윤석-유아인 주연의 ‘완득이’가 전국 관객 5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적은 제작비로 만든 '완득이'는 극장가 비수기를 잘 비집고 들어가 별다른 경쟁작 없는 가운데 의외로 짭짤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결과에 의하면 지난 3일 하루 동안 ‘완득이’를 관람한 전국 관객은 6만 7037명으로 누적 관객 수는 499만을 훌쩍 넘어섰다. 500만 돌파까지 얼마 남지 않은 것.
액션 스릴러 수작인 ‘특수본’에 의해 2위로 밀려난 데 이어 ‘브레이킹 던 1부’ 개봉 후 순위가 다소 하락했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식과 작품성, 따뜻한 감동 등이 관객들 사이에서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을 이뤄내고 있다.

올해 500만을 넘은 영화는 총 네 작품. 한 때 극장가를 점령하다시피한 ‘트랜스포머 3’를 비롯해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 ‘최종병기 활’, 복고 바람을 불러 일으켰던 ‘써니’,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2’ 등이다. 여기에 ‘완득이’까지 가세한다면 국내 영화산업에 큰 보탬이 될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국내 영화시장의 독과점 체제를 굳힌 CJ만 돈을 벌고 있다는 일부 영화인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영화는 세상에 등 돌린 소심한 반항아 완득(유아인)과 세상에 반항하는 오지랖 선생 동주(김윤석), 서로에게 멘토이자 멘티가 되어준 두 남자의 유쾌한 멘토링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개성만점 이웃들의 이야기가 더해져 특별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영화 곳곳에 유쾌한 웃음 포인트를 장치해 놓았지만 그보다 다문화 가정, 장애인과 같은 소외계층, 교육 문제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접근했다.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내용의 영화들이 쏟아지는 세태 속에서 ‘완득이’는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차별화에 성공, 값진 흥행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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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완득이’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