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서, "친구들과 시트콤 '프렌즈'처럼 산다" [인터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1.12.04 11: 25

배우 윤진서가 밝아졌다.
어딘지 모르게 어둡고 우울하고, 때로는 신비로운 분위기가 강했던 윤진서가 친근해졌다. 지난 해 3월 개봉한 영화 '비밀애' 당시만해도 얼굴에 묘한 어둠이 깔려 있었던 윤진서가 짧아진 헤어 만큼 발랄한 미소로 먼저 인사를 건넨다.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라는 말에 "어떤데요?"라고 말하며 눈을 반짝인다.
유동근, 윤진서, 김정훈, 오광록 등이 출연한 영화 '결정적 한방'(12월 7일 개봉)은 그 동안의 윤진서의 필모그래피와는 사뭇 다른 작품이다. 세금값 제대로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취임한 신개념 장관을 둘러싼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담은 이 코미디 영화에서 윤진서는 칼퇴근을 목숨처럼 여기는 골칫덩어리 보좌관 하영을 연기한다. 혼신의 술주정 연기 등 소위 '망가짐'을 불사한 윤진서의 새로운 변신이다.

"요즘은 정말 밝은 게 좋아요. 따뜻하고 행복한 게 좋더라고요. '결정적 한방'은 감동 코드도 있고 웃음도 있고 따뜻하고 심각하지 않은 작품이라 선택했어요. 그 때 저한테 더 편했죠. 그 당시에 제가 심각한 영화를 많이 해온 지라, 좀 더 라이트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난 6월에 시작해 9월 중순쯤 끝난 이 영화에 대해 윤진서는 "장면 장면이 유쾌하고 재미 있어서 매일 농담 속에 촬영을 했다. 일을 하는 건지, 노는 건지 모를 정도로 즐겁게 시간이 지나갔다"라고 회상했다.
코미디에 대한 애정, 혹은 감각은 지난 2007년 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 지난 해 방송된 KBS 2TV 드라마 '도망자'에서도 드러났다. '도망자'에서는 똑 부러지는 것 같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엉뚱하고 귀여운 여형사 역할을 잘 소화했다. 코미디가 의외로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는 말에 그는 "코미디에 굉장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한층 높아진 목소리로 당당히 말하며 밝게 웃었다.
"그쵸? 저 코미디 잘 어울리죠? 하하. (일상생활에서도 웃긴 편이에요?) 의외로 웃긴 스타일이에요. 나 혼자 진지하게 말하면 친구들은 웃고 난리에요. 몸개그 부류는 아니고, 혼자 심각한데 주위 사람들은 그런 제 모습이 엉뚱해서 웃는 그런 거 있잖아요. 그런 면에 소질에 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일부러 웃기는 것은 아니고 천연덕스럽고 엉뚱한, 그런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20대 초중반에는 솔직히 우울한 정서가 좋았다는 그는 스스로 달라졌음을 인정했다.
"요즘은 그런 시기인 것 같아요. 음과 양의 조화가 있듯이 주기가 있는데, 지금은 양의 기운이 있는 때라고나 할까요. '결정적 한방'도 나름대로 밝은 모습으로 밝은 얘기를 하고 싶은 의지가 있어서 선택한 것이었어요. 요즘은 정말 밝게 사는 게 좋아요. 물론 가끔은 슬프고 우울하고 그런 것을 하고 싶을 때도 있죠. 하지만 요즘 사이클은 확실히 밝고 코믹하고 감동적이고 착한 게 좋아요. 삶이든 작품이든 뭐든지요."
대중이 아는 윤진서와 현실의 윤진서는 달랐다. 아니 적어도 달라 보였다. 그는 현재 인기 미국 시트콤 '프렌즈'의 주인공들처럼 살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와 외에도 여행, 영화, 책, 패션 등 문화 전반에 다양한 관심을 갖고 있는 그다. '자유인'이란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현재 그는 홍대에서 '어거스트'란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교 친구 셋이 몇 년 전 의기투합해서 만든 카페다. 사실 장사를 한다기 보다 '아지트' 개념이 맞다고. 돈은 많이 벌었냐고 묻자 "적자도 안 나고 흑자도 안 나고 딱 카페 유지될 정도"라고 답했다.
일하지 않을 때 대부분 그 곳에서 지낸단다. "항상 그 곳에서 책 읽고 요리해 먹고 술 마시고 수다 떨고 커피 마시고 그러고 지내요. 친한 친구들 10여명 정도가 있는데, 관계가 다 섞여 있어요. 항상 거기 가면 그 중 누구든 있어요. ('프렌즈' 같네요?) 맞아요. 정말 '프렌즈' 카페 같아요. 그걸 보고 카페 차리자는 영감도 얻었고요."
카페 운영을 위해 바리스타 교육도 받았다는 윤진서는 "요리하면 전데요, 정말 커피도 맛있게 잘 만들어요"라며 귀여운 자랑질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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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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