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곽)태휘를 믿습니다".
김호곤(60) 울산 감독은 4일 낮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결정전 2차전(1-1)을 앞두고 은근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1차전에서 1-2로 패해 불리한 상황이지만, "진짜 도박사라면 울산의 승리에 베팅할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그 바탕에는 울산 최고의 방패이자 무기인 곽태휘(30)가 있었다.

곽태휘는 울산의 수비 사령관으로 짠물 수비를 이끌었다. 울산이 올 시즌 정규리그 최소 실점(29골)팀으로 등극한 비결에는 그의 지휘력이 결정적이었다. 그의 손짓 하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울산의 수비 축구는 어느새 '철퇴축구'라는 영광스러운 별명까지 붙었다.
수비가 전부가 아니다. 곽태휘는 역습과 세트 피스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울산의 정규리그 팀 내 최다골도 그의 몫이었다. 무려 7골이다. 웬만한 골잡이가 부럽지 않을 기록이다. 플레이오프(PO) 활약상도 놀라웠다. FC 서울과 6강 PO에서는 골라인 사각에서 선제골을 터트렸고,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는 아크서클 옆에서 프리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곽태휘의 활약상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도 여전했다. 기회만 되면 거침없이 전방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했다. 후반 11분 설기현의 선제골도 그 시발점은 곽태휘였다. 그러나 수비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2-0 혹은 3골 차이로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에 수비가 다소 흔들린 탓인지 두 차례 페널티킥을 내줬다. 후반 23분에는 루이스에게 결승골까지 내주며 1-2로 패했다. 곽태휘의 직접적인 실책은 아니었지만, 수비의 리더가 그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였다. 그리고 그 실수가 정규리그 6위 울산의 반란을 준우승으로 그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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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