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대제'가 아닌 '봉동이장'으로 K리그 정상에 최강희라는 이름을 아로새겼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 현대는 4일 오후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울산 현대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챔피언십' 챔피언결정전 2차전 홈 경기서 2-1 승리를 거두며, 1·2차전 합계 2승으로 2011년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전북은 2009년에 이어 2년 만에 K리그 왕좌를 탈환하는 데 성공, 통산 K리그 2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2005년 전북에 부임한 최강희 감독은 그해 FA컵 우승을 시작으로 2006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본격적인 전북 시대를 예고했다. 2007년과 2008년 잠시 주춤했으나 2009년 정규리그 1위와 최종 챔피언에 등극하면서 구단 사상 첫 K리그 제패라는 숙원을 풀어줬다.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우승을 모두 노렸지만 아시아 정복에는 실패했다. 아쉬움이 많았다. 그만큼 K리그 챔프 등극에 임하는 최강희 감독의 각오는 대단했다. 여유가 있었던 1차전에 비해 2차전서는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말을 아꼈다. 대신 라커룸에 주전들을 모아놓고 끊임없이 경기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강희 감독에게 울산은 친정 팀이다. 한일은행을 거쳐 지난 1983년 말 당시 현대의 창단 멤버로 입단한 최 감독은 1992년까지 총 205경기에 나서 10골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울산의 수비수로서 지치지 않는 스태미너를 선보이며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최 감독이 전북에 부임했을 때 팀 사정은 좋지 않았다. 주력 선수들은 팀을 빠져 나가고 싶어했고 그 분위기로 인해 현대라는 이름을 같이 쓰면서 '울산 2중대'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 부임 후로는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최강희 감독은 전북의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와 인연이 깊다. 최 감독이 울산서 선수로 뛸 때 현대자동차는 울산을 지원했다. 이후 1996년 현대중공업으로 변했지만 최강희 감독은 다시 전북에서 현대자동차와 만났다. 그만큼 궁합이 맞는다는 것.
최 감독은 전북을 이제 명문팀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아직은 명문팀이 아니라는 것이 최 감독의 지론. 아시아 정복과 K리그 정복을 모두 했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했다. 그만큼 팀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최강희 감독은 올 시즌 개인통산 100승을 돌파했다. 전북에서만 거둔 대기록이다.
두 번째 K리그 우승으로 최강희 감독은 전북을 '울산 2중대'서 완전히 탈피시켰다. 전통의 명가인 울산을 넘어서는 성적을 일궈내는 등 전북을 K리그 최고의 팀으로 만들기 위해 최강희 감독이 할 일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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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