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이 되지 못한 설기현...준우승에 고개 숙여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1.12.04 15: 29

'삐이익~!'.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스나이퍼' 설기현(32)은 고개를 숙였다. 유럽무대를 뛰었던 베테랑은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4일 낮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앞두고 뒤집기를 자신하던 설기현은 이번에도 조연에 머무르고 말았다.
지난달 30일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울산은 1-2로 패했다. 이날 울산이 역전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2-0 혹은 3골 차이로 승리해야 했다. 그런 면에서 설기현에게 주어진 부담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울산의 최고 연봉자 그리고 최고의 골잡이로 제 몫을 해야 했다.

물론, 자신감은 있었다. 그는 FC 서울과 6강 플레이오프에서 2도움을 기록하며 화끈한 승리를 이끌었고, 포항과 플레이오프에서는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설기현은 "이번에는 우승까지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터였다.
말 뿐이 아니었다. 설기현은 경기가 팽팽한 시소게임으로 전개되던 후반 11분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 슛으로 전북의 골문을 열었다. 설기현이 약속한 우승이 눈앞으로 다가오는 듯했다.
그러나 역전 우승까지 차지하기에는 울산의 뒷심이 부족했다. 불과 2분 뒤 페널티지역에서 최재수가 전북 수비수 최철순에게 반칙을 범한 것이 빌미였다. 결국 에닝요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준 울산은 후반 23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루이스에게 역전 결승골까지 내주면서 1-2로 패했다. 설기현이 약속했던 우승이 물거품으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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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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