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승현 이적 거부, 향후 악용 소지 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2.05 07: 37

"빨리 덮으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
창원 LG가 지난 4일 김승현 트레이드에 대해 KBL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고양 오리온스와 서울 삼성은 2일 김승현과 김동욱을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삼성과 트레이드하기 전날 김현중과 현금 5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LG와 트레이드에 합의한 상태였다. 그러나 하루 만에 오리온스가 합의를 파기하고 삼성과 트레이드를 실행했다.
오리온스와 삼성 사이에서 LG는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LG와 오리온스가 합의한 상태였지만 김승현과 오리온스의 복귀 합의서에 들어 있던 '선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달라'는 조항이 문제였다. 이게 문제가 되어 LG와 오리온스의 트레이드가 결렬됐다. LG가 문제 삼는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다.

LG 구단 관계자는 "지금껏 전례가 없는 일이다. 구단간에 합의했는데 선수가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또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에 대해 KBL이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선수의 의사가 트레이드를 무산시키고 파장을 일으킨 것도 김승현의 경우가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일로 앞으로도 스타급 선수들이 구단과 계약 때 이와 같은 조항을 넣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번처럼 피해자가 나올 소지가 있다. 악용될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KBL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짚고 넘어갈 건 짚고, 제재할 부분은 해야 한다. 빨리 덮으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미 LG는 트레이드 합의로 인해 김현중을 기용하지 않은 1경기를 내줬고, 선수단 분위기도 뒤숭숭해졌다. 엎지러진 물이라 담을 수도 없다. 이 같은 문제가 차후 또 재발하지 않도록 KBL이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명확하게 판정을 내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물론 애초 일처리를 원만하게 하지 못한 김승현-오리온스의 커뮤니케이션 부재와 섣부른 추진이 근본적인 문제였다.
LG 구단은 "우리로서도 쉽지 않은 부분이다. 하지만 끝까지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 볼 것"이라며 쉽게 물러서지 않을 의지를 내비쳤다. 물론 "현재 있는 살림으로 계속 가야 한다"고 밝혀 이미 다른 팀으로 간 김승현에 미련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규정에도 없는 조항 그리고 그에 따른 작은 의혹이라도 확실히 뿌리 뽑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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