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혁민, "못하면 군대…체인지업 연마에 열중"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2.05 14: 08

"못하면 군대 가야죠".
한화 우완 파이어볼러 김혁민(24)은 12월 휴식기에 의미있는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7일부터 보름간 하와이 여행을 떠난다. 운 좋게 공짜표가 생겼다. 그보다 더 흥미로운 건 여행 동반자가 팀 선배 투수 허유강(25)이라는 사실이다. 경찰청 입대를 앞두고 있는 허유강의 입대 전 마지막 여행을 함께 떠나는 것이다.
김혁민은 "유강이형과는 같은 동네에서 살았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친하다. 유강이형이 군대가기 전에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며 하와이 여행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김혁민도 잘 알고 있다. 그 역시 아직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미필이고, 언젠가는 입대해야 할 때가 올 것이다.

하지만 김혁민은 올해 다시 한 번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26경기에서 5승13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97을 기록했다. 128⅔이닝 동안 삼진 109개를 잡아낼 정도로 가공할 만한 직구 구위는 여전했다. 그러나 7월 이후 좀처럼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투구 패턴이 단조로웠고, 힘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을 마친 뒤에도 김혁민은 일본 나가사키 마무리훈련에 참가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128⅔이닝을 던진 그이기에 무리한 훈련은 없었다. 대신 기술적인 훈련이 있었다. 새로운 구종 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고, 한용덕 투수코치가 이를 전담했다. 한 코치가 김혁민에 추천한 비기는 '스기우치표' 체인지업이었다.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로 올해 소프트뱅크 우승에도 힘을 보탠 스기우치 도시야는 이른바 '무회전 체인지업'으로 매우 유명하다. 보통 체인지업과 달리 중지를 띄우고 검지와 약지로 공을 잡는 게 특징. 한용덕 투수코치가 직접 스기우치를 만나 그립을 물어봤고, 이를 김혁민에게 그대로 전수하고자 노력했다.
김혁민은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제대로 구사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중지를 띄우고 던지는 것이라 그런지 힘 소모가 덜하다. 이 체인지업만 내 것으로 만들면 정말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미 수준급 반포크볼을 갖고 있는 김혁민이지만, 힘 소모가 적고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무회전' 체인지업을 장착하면 직구 위력이 배가 될 수 있다. 구종도 보다 다양해지는 효과도 있다.
김혁민은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계속 연습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외국인 투수의 가세로 치열해진 경쟁에 대해서도 그는 "다른 건 바라지 않는다. 1군에만 있으면 좋겠다. 올해 못하면 나도 군대를 가야하지 않겠나.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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