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지도력 만큼이나 팬들과 소통도 '화끈'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12.05 09: 42

최강희(52) 전북 현대 감독과 팬들의 화끈한 소통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지난 4일 오후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울산 현대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십'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1·2차전 합계 2승으로 2011년 K리그 정상에 올라섰다.
이로써 전북은 통산 K리그 2회 우승을 달성하게 됐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K리그 우승컵이 하나도 없던 전북은 최강희 감독 지휘 아래 2009년과 2011년 K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됐다.

2005년 시즌 중반 전북에 부임한 최강희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괜히 전북에 왔나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전북 구단의 사정이 좋지 않았던 것.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힘든 상황을 모두 극복하고 선수들을 지도하며 2005년에는 FA컵 우승, 2006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서 우승을 차지했다. 최강희 감독이 당시를 돌이켜 보며 "말도 안 된다"고 할 정도로 기적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최강희 감독이 역경을 헤치고 성적을 조금씩 내자 구단에서도 투자를 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에는 'K리그 최고의 구단이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그만큼 구단에서 최강희 감독에 대한 신뢰는 절대적이다.
구단과 마찬가지로 팬들의 믿음도 굳건하다. 최강희 감독은 2008년 중반 거듭된 부진에 팬들이 분노하자, 진심을 담은 편지로 팬들의 마음을 돌렸다. 그것을 시점으로 전북은 상승세를 탔고 6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바 있다.
그 후 최강희 감독과 팬들의 소통은 계속됐다. 이날 눈에 띄었던 것은 최강희 감독이 목에 맨 넥타이. 경기 전 최강희 감독은 자신이 맨 넥타이가 특별하다며 경기 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우승을 차지한 뒤 최강희 감독은 "2009년 우승한 뒤 전북을 사랑하는 골수팬이 선물했다"며 "그분이 유니폼 가슴에 별 하나는 외로워 보인다고 2개를 달아달라고 요청하면서 넥타이를 주셨다"고 설명했다. 즉 2년 전 팬과 약속, 아니 요청을 잊지 않고 실천으로 옮긴 것.
그 뿐만이 아니다. 넥타이와 함께 이날 화제가 된 것은 우승 세리머니 동안 최강희 감독의 복장. 최강희 감독은 마치 농촌의 이장님 같이 큰 밀집모자와 고무장화를 신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말이 많았다. '팬이 준 거다', '방송에서 요청한 거다' 등 여러 소리가 나온 것. 이에 대해 최강희 감독은 "봉동 주민분들이 갖고 오신 거다. 팬들께 인사를 하는데 코치들이 박스를 갖고 오면서 꼭 해야 한다고 하길래 봤더니 밀짚모자와 고무장화였다"고 답했다.
한 팀의 감독으로서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거부할 수도 있었지만, 최강희 감독은 흔쾌히 수락했다. 평소 자신의 애칭으로 '강희대제'보다는 '봉동이장'이 더 낫다고 한 만큼 봉동 주민들의 요청과 그 안에 포함된 최강희 감독을 향한 애착을 충분히 느꼈기 때문이다.
최강희 감독은 "완벽하게 호미까지 가져다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며 웃음을 지어 보이며, "2009년 당시 봉동 명예 이장증을 준다고 했는데 일정 때문에 받지 못했다. 이번에는 꼭 받으러 가겠다"며 봉동에 대한 자신의 애착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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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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