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님→최연소 본부장님, 女 로망이 달라졌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1.12.05 10: 55

배우 최지우가 이병헌을 향해 "실장님~실장님!"을 외치던 모습은 더 이상 드라마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이제 여성들의 로망을 차지하게 된 '직책'은 다름아닌 본부장이다. 본부장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게 된 것은 MBC '리플리'의 박유천과 SBS '보스를 지켜라'의 김재중과 지성, 그들에 이어 SBS '여인의 향기'의 이동욱 등의 활약 때문이다.  
박유천은 외모와 내면, 모든 면에서 완벽한 인간적인 본부장을, 김재중은 멋진 외모와 시크한 성격으로 주인공과 대립되기도 하지만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차도남 본부장으로, 지성은 물려받은 재력과 상반되는 순수한 마음에 보듬어주고 키워주고 싶은 본부장으로, 이동욱은 내면의 결핍으로 모성을 자극하면서도 남자다운 터프함과 고급스러운 여유로움이 있는 본부장 역으로 '본부장 열풍'을 만들어냈다. 공통점은 예사롭지 않은 수트 비주얼에 보통 최연소(설정이 없던있던) 본부장이라는 점.

실제 기업의 본부장들은 대부분 40대 이상으로 나이가 많지만, 드라마 속 본부장들은 20~30대 젠틀한 훈남들로 가득 차 있다. 결국 '실장님'의 다른 형태이긴 한데, 좀 더 묵직한 직택이다. 본부장은 기업조직의 하나의 역할을 담당하는 본부의 장으로 인사권 등과 함께 회사의 사업을 유지시키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고, 여기에 더해 딱딱한 사무 능력 뿐 아니라 창조적인 능력과 이를 성과로 이어지게 할 노력이 필요로 해 여성들에게는 남자의 능력과 성실함을 제대로 보여주는 직책이라 할 수 있다. 또 드라마 속 본부장은 때로는 주인공, 때로는 악역으로 이중의 매력을 넘나든다. 
이제 또 새롭게 등장하는 본부장은 군 제대 후 3년여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배우 재희다. 재희는 5일 첫 방송되는 채널A 새 월화드라마 '컬러 오브 우먼'에서 외모, 학벌, 재력, 능력 등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지만 까칠하고 엉뚱해서 더욱 매력적인 인물. 까칠함 속에 숨겨진 인간미와 완벽함 속에 고독감을 갖고 있는, 또 다른 새로운 버전의 본부장을 그려내겠다는 각오다.
배우 정겨운도 색다른 본부장으로 변신한다. 샐러리맨들의 일과 사랑, 열정을 그린 드라마 SBS '샐러리맨 초한지'('천일의 약속' 후속)에서 차갑고 냉철한 성격의 본부장 최항우 역을 맡았다. 최항우는 극중 경영대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한 브레인으로 최단 기간 이사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 자신의 일과 성공 그리고 복수를 위해 음모를 꾸미는 저돌적인 캐릭터로 유방 역의 이범수와 숙명적인 대립을 펼치게 된다. 또 다른 야심찬 본부장을 매력적으로 보여줄 예정.
대개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물에서 본부장의 역할이 막중하다. 가진 것 없이 인간성만 좋은 남자주인공과 성격은 안 좋지만 모든 것을 가진 본부장이 악역으로 등장할 경우, 여성 홀릭은 본부장 쪽으로 기울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누구나 이런 모든 면에서 완벽한 본부장 역을 원하는 것만은 아니다. 드라마 '보석비빔밥', '공주의 남자', 영화 '오직 그대만'의 윤종화는 유독 자신없는 역할로 바로 '본부장'을 꼽았다.
예전 드라마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에서 본부장 역을 한 적이 있다는 윤종화는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솔직히 만족을 못 했다. 정돈돼 있는 바른 역할은 나랑 안 맞는 것 같다. '밥 먹었어요?'라고 말하는 매너 좋고 이런 게 나랑은 안 잘 안 맞는다. 매력 있고 젊은 친구들에게 본부장 역은 맡기고 나는 틈새시장을 노릴 것"이라고 배우들에게도 불어닥친 본부장 열풍에 대해 유쾌하게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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