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시아가 '가장 겁내는' 라미레스, ML 복귀할까?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12.05 11: 01

지난 3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 위치한 뉴욕 양키스 스프링캠프에서 메이저리그 최고 좌완 투수 중 한 명인 CC 사바시아(31)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201cm의 큰 기에 130kg이 넘는 거대한 체구에서 묵직한 90마일 후반대 빠른 직구를 뿌린 사바시아는 메이저리그 수 많은 타자들 중에서 유일하게 두려워하는 타자가 한 명 있었다. 바로 매니 라미레스(39)였다.
사바시아는 "나는 마운드에서 두려움이 없다. 모든 타자들에게 내가 원하는 공을 던질 수 있다. 그러나 매니(라미레스)만큼은 어렵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 이유를 묻자 사바시아는 "매니는 선구안이 좋다. 웬만한 유인구는 잘 속지 않는다. 그리고 몸쪽, 바깥쪽, 높은공, 심지어 낮은공까지 다 친다"면서 "솔직히 어디다 던져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바시아는 라미레스와 역대 전적에서 24타수 14안타 4홈런 8타점 피안타율도 무려 5할8푼3리나 됐다. 출루율도 6할1푼5리이나 됐다.
사바시아를 만나고 며칠 뒤 플로리다주 포트샬럿에 위치한 탬파베이 레이스 스프링캠프에서 매니 라미레스(39)도 만났다. 그에게 "사바시아가 가장 두려워하는 타자가 당신이다"고 말하자 라미레스는 "정말이냐? 나도 사바시아가 무섭다"며 웃었다.
라미레스는 지난 겨울 탬파베이와 계약 기간 1년 연봉 200만 달러(약 22억 원)에 사인하고 홈런타자로서 재기를 꿈꿨다. 클럽하우스 내 자신의 라커룸에 이름 대신 'Pelo'라는 닉네임을 써 놓고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의 꿈은 한달 만에 끝났다. 라미레스는 시즌 개막 후 5경기 만에 약물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100경기 출장 정지와 함께 은퇴를 선언했다.
그렇게 2011시즌이 끝났고 미국 댈러스에서 열리고 있는 윈터미팅에서 라미레즈의 이름이 여기 저기서 나오기 시작했다. 댈러스 지역 언론은 "라미레스가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폭스스포츠'는 "라미레스가 이미 배리 프라버와 스캇 사피로라는 두 명의 에이전트와 계약을 맺고 복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메이저리그 복귀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러나 과연 어떤 팀이 라미레스와 계약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의문이다.
라미레스는 지난 2009년 약물 양성으로 50경기 출전 정지를 받은 전력이 있어 두 번째 양성 반응에서 10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ESPN'은 최근 "라미레즈는 출장 정지 처분을 50경기로 감면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메이저리그 관계자를 통해 듣고 보도했다.
50경기라면 4월 개막 후 5월까지 2달 동안 라미레스는 메이저리그에 복귀가 불가능하다. 물론 시즌 초 2달은 시즌 막판에 비해 중요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팀 상황에 따라 시즌 초반의 중요성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내년시즌 라미레스가 복귀할 경우 그의 나이는 무려 40살이다. 타자 나이 40세면 환갑을 넘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라미레스는 타고난 힘을 가지고 있지만 힘으로만 야구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최근 2년 동안 라미레스의 성적을 놓고 봐도 알 수 있다. 라미레스는 201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24경기에 출장해 1홈런에 그쳤다. LA 다저스에서는 66경기에 출장해 8홈런에 그쳤다. 265타석에서 9홈런이 전부였다. 올 시즌에는 5경기에 출장해 홈런이 없다. 안타만 한 개를 쳤다.
물론 2000년대 초반만 놓고 보면 라미레즈는 최고의 타자였다. 라미레스는 클리블랜드(1998~2000년)부터 보스턴(2001~2006년)까지 9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40홈런 이상도 무려 5번이나 있었다. 2004년에는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라미레즈는 과거의 업적으로부터 꽤 오랜 시간이 흘렀고, 최근 2년 동안 경기 성적, 그리고 떨어진 경기 감각 등을 고려해 볼 때 메이저리그 복귀를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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