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시작해 '닥공'으로 끝난 한 해다.
전북 현대는 지난 4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울산 현대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십'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2-1로 승리, 1·2차전 합계 2승으로 2011년 K리그정상에 올라섰다. 지난 2009년 첫 우승을 차지했던 전북은 통산 2회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전북 팬으로서는 환상적인 마침표였다. 화끈한 전북의 닥공으로 시즌 내내 즐거움을 누린 데 이어 우승이라는 선물까지 받은 것. 전북의 이번 시즌 관중은 지난해 대비 24.39% 늘어난 총 25만 9790명으로 평균 1만 6237명이었다. 이는 K리그에서 서울(2만 8002명)과 수원(2만 3534명) 다음가는 수였다. 팬들이 닥공에 반한 결과물이었다.

그렇지만 닥공은 선수들에게 애로사항이 많았다. 닥공으로 수비쪽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수비수나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부담을 많이 받는다. 특히 함께 호흡을 맞추던 미드필더가 바뀌는 경우에 그렇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전북은 0-0 상황이 지속되던 후반 9분 정훈 대신 정성훈을 투입했다. 무조건 승리하겠다는 최강희 전북 감독의 의지였다. 그런데 전북의 미드필더 김상식이 벤치를 바라보며 불만을 표했다. 비겨도 우승이 되는 상황에서 정훈의 교체가 불만이었던 것.
이에 대해 최강희 감독은 "상식이가 정훈과 파트너를 이루면 편안해 한다. 정훈의 활동량이 넓어서 커버가 잘 되지만 루이스로 파트너가 바뀌면서 수비 가담이 적어져 자신이 중원을 혼자 뛰어 다니자니 너무 넓어 그랬던 것 같다"며 "모험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울산도 위축이 안 되고 체력적으로 문제가 발생한 것 같지 않아 위험 부담이 있지만 홈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고 답했다.
결국 최강희 감독의 선택은 맞았다. 후반 11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3분 뒤 동점에 성공했고, 후반 23분에는 기어코 역전을 만들었다. '공격 또 공격'의 결과물이었다.
최강희 감독은 "공격적으로 팀을 운영하면서도 리그 1위를 확정지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공격적인 것을 원하는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고 성적도 거뒀다. 우리는 좋은 마무리를 했다"며 '닥공' 전북의 한 해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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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