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킹'이 친정으로 복귀했다.
이승엽(35)은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와 총액 11억원(연봉 8억원, 옵션 3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2004년 일본 진출 후 8년 만의 귀환이다.
이승엽의 삼성 복귀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승엽은 지난달 4일 귀국하는 자리에서부터 "삼성으로 가는 게 최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태어난 곳이고 내가 뛰었던 곳이다. 많은 도움을 받았던 곳이기에 삼성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대구구장에서 뛰며 행복했던 기억이 많다". 이승엽에게 대구구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운 희망의 땅이었다. 그리고 삼성 입단 이후에는 생애 최고의 순간을 누렸던 영광의 터전이기도 하다. 이승엽은 "대구구장에서 이만수 선배님이 뛰는 모습을 보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고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뛰던 야구장이었다"고 회상했다.
올해 스토브리그는 이승엽뿐만 아니라 스타 선수들의 친정팀 복귀가 유독 눈에 띈다. 가장 먼저 친정팀으로의 복귀를 선언한 선수는 김태균(29)이다. 김태균은 지난 8월 일본 지바롯데 마린스를 중도 퇴단한뒤 일찍이 한화 이글스행을 선언하며 아직 계약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대전구장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한화도 "김태균에게 최고 대우를 보장한다"며 적극적인 영입 모습을 보였다.
김태균은 입국 후 "지금의 나를 키우고 만들어준 곳이 한화다. 이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기에 다시 돌아오고 싶었다"며 "내가 돈에 욕심 있었다면 한화로 간다고 처음부터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돈보다는 정든 곳에서 다시 재미있고 즐겁게 야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의 두 선수가 해외 진출 후 국내 복귀였다면 넥센 히어로즈의 이택근(31) 영입은 국내 팀에서 다시 돌아온 경우다. 이택근은 원 소속팀과의 우선협상기간이 끝난 20일 오후 바로 넥센행을 선언했다. 2009년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히어로즈에서 LG로 옮겼던 이택근은 4년 총액 5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받고 다시 친정 품에 안겼다.
이택근은 FA 계약 후 "친정에 돌아온 것 같이 편안하다. 나를 잊지 않고 다시 불러주신 이장석 대표, 김시진 감독님께 감사한다. 이제 팀의 고참급이 돼서 돌아왔다.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균, 이택근부터 이승엽까지. 스타 선수들이 친정팀 복귀는 타구단의 반대 없이 연이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프로무대는 돈이 우선이라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꿈을 키우고 자라난 홈구장을 다시 찾고 싶은 '귀소본능'임을 야구인들은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각팀들도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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