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는 원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FA 투수 송신영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한화에서 LG로 이적한 포수 나성용(23). 사실 그는 이전에 LG 유니폼을 입을 뻔한 인연이 있었다. 광주 진흥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전체 46순위로 LG에 지명받은 것이다.
그러나 이미 나성용은 연세대 진학이 예정된 상태였다. 그는 "대학 진학으로 정해져 있었는데도 지명한 LG 구단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나성용이 연세대로 진학하면서 LG의 지명권은 2년이 지난 뒤 소멸됐다. 나성용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17순위로 한화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인연은 언젠가 꼭 맺어지는 법이었다. 한화는 FA 시장에서 LG 마무리 송신영을 영입했고, LG는 그에 따른 보상선수로 나성용을 지목했다. 나성용은 입단 1년 만에 팀을 옮기게 됐다. 그 팀이 처음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던 LG라는 점이 흥미롭지 않을수 없다.
마침 LG는 지금 포수난에 시달리고 있다. 프랜차이즈 포수 조인성이 FA가 되어 SK로 이적하며 주전 포수 자리가 비어있는 상황이다. 기존의 베테랑 심광호, 신예 김태군, 신인 조윤준에 이적생 나성용이 경쟁하는 구도가 그려진다. 이 중 타격에 가장 재능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나성용은 충분한 매력을 끈다.
나성용은 "아직 실력이 좋은 건 아니지만 주전 자리가 비어있으니까 한 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물론 스스로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잘 알고 있다. 그는 "포수는 타격보다 수비가 먼저다. 송구가 약한데 이를 보완해야 LG에서도 1군에 살아 남을 수 있다. LG에서도 수비 훈련을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LG에는 나성용에게 낯익은 선수들이 있다. 투수 박현준과 내야수 김남석은 대학 시절 함께 대표팀에서 한솥밥 먹은 익숙한 얼굴들이다. 이번에 함께 보상선수로 지명돼 넥센에서 LG로 넘어온 투수 윤지웅도 마찬가지.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을 듯하다.
무엇보다 연세대 대선배 조인성이 빠져나간 공백을 메워야하는 임무가 크다. 나성용은 "지금 조인성 선배님이 빠진 자리가 비워져있다. 팀과 감독님이 필요로 하시는 부분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조인성 선배님을 잇는 LG 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기태 감독도 "나성용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며 "기대가 크다.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나성용의 바람과 김 감독의 기대대로라면 LG는 조인성을 잇는 수준급 공격형 포수를 손에 넣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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