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선수를 묶고 나니 LG가 데려갈 선수들이 대충 보이더라. 아깝지만 보호선수가 너무 적었다".
넥센 히어로즈가 보상선수로 좌완 유망주를 내줬다. LG 트윈스는 지난 6일 이택근 FA에 대한 보상선수로 2011 좌완 신인 윤지웅(23)을 지명했다.
윤지웅은 2011년 동의대를 졸업한 뒤 넥센에 1라운드로 지명된 유망주다. 좌완이라는 장점과 안정된 제구력을 가지고 있다. 체구가 작고,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흠이 있지만 성장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1군에서 좌완 원포인트 임무를 맡아 53경기에 등판해 28⅔이닝 동안 2승무패 9홀드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다.

올 시즌 1차로 지명된 신인 선수가 보호선수 20명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것은 충격이었다. 윤지웅이 오는 28일 경찰청 입대를 앞두고 있긴 했지만 아직 군에 입대하지 않은 이상 군보류 선수로도 묶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넥센의 준비가 미흡하지 않았냐는 의견이 많았다.
넥센은 LG의 윤지웅 지명에 대해 "이미 조금은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었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보호선수 20명을 묶고 나니 LG가 데려갈 만한 선수들이 대충 보였다"며 "지웅이는 꼭 묶고 싶은데 못 묶어서 아까운 선수들 중 하나였다. 아쉽지만 보호선수가 너무 적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설마 군대가는 선수를 뽑겠냐 싶었다. 다만 보호선수 명단을 짜면서 상대방 패까지 생각하면 너무 경우의 수가 많아 우리 구단이 꼭 필요로 하는 선수 우선으로 뽑자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LG가 3명의 FA 선수를 내보내면서 보상선수에 대한 선택 폭이 넓어지자 고민이 많아진 넥센으로서 내린 결단이었다.
윤지웅 외에도 넥센에서는 언더핸드 투수 김대우(23), 외야수 고종욱(22) 등이 군입대를 한다. 이 관계자는 이들에 대해 "군에 가는 선수들은 거의 보호선수로 묶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모두 보호선수에서 제외됐냐'는 물음에는 "다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결국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넥센 선수 중 LG가 노리던 좌완 투수와 유망주라는 조건을 모두 갖춘 선수는 윤지웅이 유일했다. LG뿐 아니라 넥센이 봐도 보상선수로 충분히 예상되는 선수였던 것이다. 결국 유니폼을 갈아입게 된 윤지웅이 과연 넥센을 떠나 LG에서 성장해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