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충무로는 연예계 핫 아이콘으로 떠오른 아이돌 때문에 울고 웃는 아이러니를 겪었다.
가창력과 춤 실력은 물론 연기력과 다수의 팬층까지 확보한 아이돌, 즉 ‘연기돌’은 스타급 배우를 대체할 수 있는 이상적인 재목으로 여겨졌고, 올 한해 극장가는 연기돌들 데뷔전으로 화려하게 장식됐다.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탄탄한 연기력을 쌓은 티아라의 함은정은 아예 아이돌을 소재로 한 이색 공포영화 ‘화이트 : 저주의 멜로디’를 통해 첫 주인공으로 나섰고, 같은 그룹의 멤버 효민 역시 올 마지막 공포영화 ‘기생령’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미쓰에이 민 역시 칸의 여왕 전도연과 연기파 배우 정재영이 호흡을 맞춘 액션 드라마 ‘카운트다운’으로 화려하게 스크린에 데뷔했고, 인기 아이돌 2PM의 전 멤버였던 박재범 역시 아이돌을 소재로 한 영화 ‘Mr.아이돌’을 통해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에 접어들었다.
영화에 주, 조연급으로 캐스팅 된 이들은 발군의 연기 실력을 선보이며 관객과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 냈다.
아이돌들의 카메오 출연도 이어졌다. 아이돌 그룹 달샤벳은 배우 이민정, 이정진 주연의 ‘원더풀 라디오’(1월 개봉 예정)에서 무개념 신인 아이돌로 깜짝 출연해 이슈를 모았고, 신 한류의 주역 니콜 또한 강제규 감독과의 특별한 친분으로 280억 대작 ‘마이웨이’(오는 22일 개봉)에 얼굴을 비쳤다.
주연이든 카메오든 아이돌이 영화에 등장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영화는 홍보전에서 톡톡한 재미를 볼 수 있었고, 이제 아이돌은 충무로의 주류로 떠오르며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하지만 아이돌이 출연했거나 아예 아이돌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들이 떠들썩한 이슈 몰이에 성공한데 반해, 흥행 면에서는 줄줄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아이돌을 소재로 한 최초의 공포영화이자 함은정의 영화 첫 주연작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화이트 : 저주의 멜로디’는 총 79만명을 동원, 흥행에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민의 열연이 돋보인 ‘카운트다운’ 역시 4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효민의 스크린 데뷔작 ‘기생령’은 9만 7천 여명, 국민 아이돌 탄생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라희찬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자 박재범의 첫 주연작 ‘Mr.아이돌’은 7만 명을 불러 모으는데 그쳐 흥행에서는 참패했다.
독특한 개성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충무로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아이돌. 발군의 연기 실력으로 ‘연기돌’이란 새 타이틀을 받아든 만큼 이들이 흥행 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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