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잇딴 불운에 아쉬움을 삼켰던 메이저리그 출신 백차승(31, 오릭스 투수)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백차승은 오릭스의 입단 테스트를 거쳐 1년간 총액 4000만 엔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7일 오전 동의대학교 야구장에서 만난 백차승은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잇딴 부상과 방출의 아픔을 겪었던 그는 오릭스 입단을 계기로 뭔가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자만은 금물.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동안 조금 힘든 시간이었지만 어느 한 순간부터 뜻대로 풀리기 시작했다.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신 덕분이다. 다시 시작하게 돼 정말 행복하다".

그래서 일까. 그는 계약 조건에 대한 아쉬움도 없었다.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기회를 얻은 자체만으로도 그에게는 행복한 일이었다. "3년간 쉬면서 아무 것도 보여준게 없었는데 테스트 만으로도 나를 평가했다. 아무 것도 이룬게 없는 내겐 파격적인 대우가 아닐 수 없다". 늘 그렇듯 그는 겸손했다.
백차승에게 주어진 시간은 1년. 그는 "독립리그를 가든 마이너리그를 가든 마찬가지다. 나 스스로 다시 보여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가득하다.
그가 바라보는 일본 야구는 어떤 모습일까. "듣던대로 정말 세밀하더라. 학창 시절에 운동하는 것과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다. 미국 야구에 비교하면 더욱 세밀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편이다". 그동안 개인 훈련에 익숙했던 백차승은 오릭스 입단 테스트를 받으며 몸이 좋아지는 걸 느꼈다고 한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큰 도움이 됐다는게 그의 설명.
그리고 백차승은 "시애틀 매리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 일본 선수들과 함께 뛰었고 한국과 같은 동양권 문화이기에 익숙한 부분이 많다. 음식 또한 입맛에 잘 맞고 오릭스의 모든 사람들이 잘 해준 덕분에 다 함께 융화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3년간 제대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던 그는 "아무래도 마운드에서 많이 떨어져 있었으니 최대한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다. 오카다 감독님께서도 선발 투수로서 잘 준비하라고 하셨는데 많은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준비도 철저히 하고 체력 훈련도 더욱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에게 내년 시즌 목표를 물었다. "선발 투수로서 로테이션을 지키며 팀 승리에 기여하는게 첫 번째 목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성적도 따라오지 않겠냐. 수치상 몇 승을 거두겠다는 것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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