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환경에 들어서는데도 자신감이 충만하더라. '같이 날아봅시다'라고 했다".
'국민타자' 이승엽(35. 삼성 라이온즈)의 통역에서 이제는 '빅보이' 이대호(29. 오릭스)의 일본 첫 시즌을 돕게 된 정창용 씨가 이대호의 높은 자신감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승엽의 요미우리 시절부터 단순한 통역을 넘어선 동반자로 고락을 함께 한 정씨는 다음 시즌부터 이대호의 통역으로 일하게 되었다. 롯데에서 11시즌 통산 3할9리 225홈런 809타점을 기록하며 프랜차이즈 스타를 넘어 국내 최고 타자로서 명성을 떨친 이대호는 2년 총액 7억6000만엔(한화 약 111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으며 오릭스의 일원이 되었다.

일본어에 익숙지 않은 데다 곧 첫 아이를 안게 될 이대호에게 일본 무대는 적응해야 할 것들 천지다. 단순한 야구만이 아니라 야구 외적인 면에서도 적응력이 필수인 만큼 '이대호 도우미'가 된 정 씨의 책임감도 크다.
"베이징 올림픽 때도 봤고 그 이후에도 연락을 자주 했다. 승엽이 형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나도 돌아갈까 했는데 승엽이 형이 '대호를 부탁한다'라고 이야기해 주시더라. 내게도 야구 후배인 선수니 도와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승엽이 형이 많이 배려해주셨다".
일본에서 7시즌을 뛴 이승엽은 일본인 선수들과도 의사 소통이 원활했다. 반면 이대호는 일본야구 초보로서 대한해협을 건넌다. 게다가 부인 신혜정 씨의 출산 일자도 가까워지고 있다. 일본 첫 시즌을 치르는 외국인 타자이자 아버지로서도 책임감이 막중할 법하다.
"정말 자신감이 충만했다. 대호가 '형이 도와주면 더 잘 될 것 같아요'라면서 '우리 같이 날아봅시다'라며 격려하더라. 자신감이 커서 정말 인상적이었다".
'센트럴리그가 인기라면 퍼시픽리그는 실력'이라는 일본 야구팬들의 이야기가 있다. 정 씨 또한 투수 실력에서 퍼시픽리그 쪽이 상대적으로 우월하다는 점과 함께 구장 크기와 이동거리 측면 등을 언급했다.
"요미우리 홈인 도쿄돔을 비롯해 센트럴리그 구장들은 작은 편인 데다 투수들의 수준도 퍼시픽리그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 없지 않았다. 반면 퍼시픽리그 구장들은 더 큰 동시에 투수들도 상대적으로 수준이 높은 편이다. 또한 오릭스 연고인 오사카가 관서 지방이라 이동거리도 꽤 된다. 가정도 책임지고 일본 생활까지 적응해야 하는 만큼 정신적으로도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선수와 통역 이전에 절친한 형과 동생이다. 형은 따뜻한 마음으로 동생의 일본 첫 시즌이 성공시대로 이어지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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