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1일 만에 돌아온 천재 가드. 남다른 패싱능력도 보여줬으나 아직은 기나긴 실전 공백 여파를 실감한 채 팀을 연패 수렁에서 건져내는 데 실패했다. 서울 삼성이 '김승현 효과'를 누리지 못한 채 인천 전자랜드에 패하며 단독 최하위-11연패 늪으로 빠져들었다.
삼성은 7일 잠실실내체육관서 벌어진 2011~2012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3라운드 전자랜드와 경기서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매직 핸드' 김승현을 641일 만에 출격시키는 초강수를 두었다. 그러나 김승현의 실전 공백이 큰 편이었다는 점만을 확인한 채 72-88로 패하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시즌 전적 4승 19패로 단독 최하위로 추락하며 최근 11연패 및 홈 10연패로 무너졌다. 삼성의 11연패 및 홈 10연패는 모두 팀 최다 기록으로 올 시즌 삼성은 안방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반면 전자랜드는 주포 문태종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이 고르게 활약하며 삼성 코트를 유린했다. 시즌 전적은 11승 11패로 승률 5할에 맞추며 이날 경기를 치르지 않은 서울 SK와 함께 공동 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1쿼터는 전자랜드의 19-14 리드로 끝이 났다.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 허버트 힐이 매치업 상대인 아이라 클라크에게 힘으로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며 1쿼터서만 6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여기에 가드 임효성은 오랜 실전 공백 속 641일 만에 복귀한 김승현의 수비를 무력하게 만들며 5득점을 보탰다.
2쿼터에서도 전자랜드가 48-36으로 앞선 채 종료 버저가 울렸다. 막판 김승현-이승준의 앨리웁이 성공하며 삼성의 분위기가 살아나는 듯 했으나 문태종이 깔끔한 슛 터치를 자랑하며 3점포를 성공시켰다.
3쿼터에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문태종의 번개같은 슛은 림을 깨끗하게 갈랐고 가드 정병국까지 좋은 움직임을 선보이며 힘을 보탰다. 삼성은 이승준이 분전했으나 혼자 힘으로는 별 무소용. 72-56이 3쿼터 최종 점수다.

결국 전자랜드는 막판 뒷심이 허술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끝까지 리드를 놓치지 않으며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전자랜드의 슈터 문태종은 자신이 시도한 5개의 3점포를 모두 성공시키는 고감도 슛터치를 선보였다. 3점슛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한 순간 터진 값진 슛이었다.
허리 부상에 이어 전 소속팀인 오리온스와의 이면 계약 파동 및 법정 분쟁 등으로 인해 임의탈퇴까지 당하는 우여곡절을 겪다 지난 2일 포워드 김동욱과의 1-1 트레이드로 삼성에 둥지를 튼 김승현은 지난 2010년 3월 6일 전자랜드전 이후 641일 만에 출장했다.
이승준에게 2쿼터 멋진 앨리웁 패스 두 개를 선보이는 등 패스의 질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긴 실전 공백으로 인해 예전의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수비 면에서 마크맨을 놓치는 장면도 많아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점만 안겨줬다.
■ 7일 전적
▲ 잠실실내체
서울 삼성 72 (14-19 22-29 20-24 16-16) 88 인천 전자랜드
farinelli@osen.co.kr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