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에 세 번의 실수는 없었다. KCC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안양 KGC인삼공사에 승리하며 공동 3위로 올라섰다.
경기 전 허재 KCC 감독은 "세 번은 지지 말자. 두 번까지는 용서할 수 있지만 세 번부터는 안된다"며 KGC전 2연패를 기어코 끊겠다고 다짐했다.
이러한 감독의 마음이 선수들에게도 전달된 것일까? KCC는 1쿼터부터 거센 공세를 퍼부으며 이번 시즌 KGC전 첫 승리를 따냈다.

허재 감독이 지휘하는 KCC는 7일 저녁 안양 실내체육관서 열린 KGC와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3라운드 원정 경기서 하승진(33점)의 맹활약에 힘입어 89-74로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KCC는 2연승을 달리며 시즌 15승 8패를 기록, 부산 KT와 같은 3위로 도약하며 2위 KGC와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 한편 KGC는 KCC에 패하며 전신인 SBS 시절 세운 홈 8연승을 눈 앞에 두고 홈 연승행진을 '7'에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하승진은 33득점 19리바운드로 '더블 더블'을 기록하며 양 팀 선수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활약을 선보였다. KCC는 하승진 외에도 심스가 26득점 8리바운드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KGC는 1쿼터에 흔들렸다. 아니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팀의 주축이 되어야 할 외국인 선수 알렌 위긴스와 호흡이 전혀 맞지 않았기 때문. 위긴스에게 들어가는 A패스는 KCC에 뺏기거나 코트 밖으로 나가기 일쑤였다. 턴오버는 무려 9개.
흔들리는 KGC를 놓칠 KCC가 아니었다. KCC는 골밑에서 하승진과 디숀 심스가 각각 10점, 8점을 넣어주며 25-14로 1쿼터를 앞서갔다.

2쿼터 양상도 비슷했다. 흔들리는 조직력이 좀처럼 안정을 찾을 줄 모르자 KGC는 위긴스와 오세근을 벤치로 불러들이는 과감한 수를 띄웠다.
그렇지만 추격은 없었다. 2쿼터 득점차는 불과 2점차였지만, 리바운드 싸움에서 9-15로 크게 밀리며 34-47로 2쿼터를 마쳤다.
KGC는 3쿼터 종료 6분 15초를 남기고 심스의 인텐셔널 파울로 6점차로 추격,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 했다. 그러나 KCC는 3쿼터 종료 1분 48초 전 하승진이 바스켓 굿을 얻어내며 분위기를 전환, 15점차로 달아났다.
승부처였던 3쿼터에서 완벽하게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KCC는 4쿼터 들어 '압도하는 경기력이란 이런 것이다'를 확실히 보여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GC는 점수차를 좁히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했지만, 경기 종료 4분 57초를 남기고 센터 오세근이 5반칙 퇴장을 당하면서 사실상 승부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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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