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회니까 꼭 상을 탔으면 좋겠다."
재활에 매진하는 중이다. 하지만 주위를 살피고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SK 외야수 조동화(30)가 동갑내기 한화 이대수(30)의 골든글러브 수상을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조동화는 7일 OSEN과의 통화에서 "(이)대수가 꼭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상을 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옛 팀 동료이자 동갑내기 입단동기 친구를 향한 진심이 그득 느껴지는 말이었다.

유격수 부문 후보에 올라 있는 이대수는 삼성 김상수, KIA 김선빈, 넥센 강정호 등 어리지만 쟁쟁한 후보들과 경쟁에 나선 상태다. 김상수는 우승 프리미엄이 있고 김선빈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강정호는 장타력을 지녔다.
이대수는 후보 중 유일하게 3할 타율(.301)을 넘겼다. 수비율에서도 9할7푼8리로 다른 3명의 후보보다 가장 낫다. 그렇다고 압도적인 것은 아니다. 경기 출장수나 최다안타수에서는 3위로 밀리고 홈런도 강정호(9개)보다 1개 모자란다. 실책은 김선빈이 9개로 이대수가 1개 더 많다. 겉으로 드러난 기록으로 보면 이대수가 다소 유리하지만 예측불허인 골든글러브상의 특성상 안도할 수 없다.
조동화는 "대수가 처음으로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랐다. 되든 안되든 좋은 기회인 것 같다"면서 "어릴 때 같이 야구를 했고 같이 신고선수로 힘들게 프로에 들어와서 고생을 했다. 대수는 워낙 야구를 잘했고 서로 잘되길 기원해줬다. 꼭 대수가 골든글러브를 안았으면 한다"고 응원의 말을 전했다.
조동화와 이대수는 각각 공주고와 군산상고를 나왔지만 초등학교 시절부터 경기를 통해 정을 쌓아왔다. 그러다 1999년 쌍방울 때 나란히 신고선수가 된 둘은 2000년 SK 창단과 함께 다시 프로 문을 두드렸다. 이대수는 2006년까지 SK에서 뛰다가 2007년부터 두산으로 옮겼다. 그러다 지난 2010년부터는 한화에서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조동화도 SK에서 외야 수비를 인정받았고 포스트시즌마다 인상적인 활약으로 '가을동화'로 자리잡았다.
조동화가 이대수의 수상을 더 바라는 이유는 오는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날이 공교롭게도 자신의 결혼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직접 찾아가서 축하해줄 수 없는 입장이다. 또 인천에서 시상식을 올리는 만큼 과연 이대수가 참석할지 장담할 수가 없다.
지난 9월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불의의 사고를 겪은 조동화다. 중견수 겸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으나 1회 이대호가 친 플라이 타구를 처리하다가 왼쪽 무릎을 다쳤다. 전방 십자인대를 비롯해 측방 인대가 다 끊어지는 중상. 최근 재활에 매달리고 있지만 복귀에는 기약이 없는 조동화. 그렇지만 조동화는 친구의 성공을 기원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보여주고 있다. 이대수가 과연 골든글러브 수상에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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