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요? 그냥 기대되고 신난다는 느낌이에요".
'라이언 킹'의 귀환에 '전(前) 아기 사자'가 신이 났다. 이승엽(35)은 5일 삼성 라이온즈와 연봉 총액 11억 원(연봉 8억 원+옵션 3억 원)에 도장을 찍고 사자군단 복귀를 공식화했다. 이미 삼성 류중일(48) 감독은 "이승엽은 내년 붙박이 3번 타자"라고 공언한 상태다.
삼성 최형우(28)는 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1 카스포인트 어워즈'에 참석해 KIA 윤석민(25)를 제치고 MVP를 수상하는 기쁨을 맛봤다. "올해 3관왕을 차지하는 등 정말 많은 걸 이뤘다"고 한 해를 되돌아본 최형우는 "내년에는 (이)대호형이 이뤘던 7관왕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호기롭게 목표를 밝혔다.

특히 이승엽의 복귀에 최형우는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내년부터 (이)승엽이형과 함께 할 수 있게 돼서 정말 설렌다"고 말한 최형우의 얼굴에는 벌써부터 내년을 기다리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최형우는 올해 삼성 클린업트리오 가운데 유일하게 붙박이로 4번을 지켰다. 3번과 5번이 자주 바뀌는 가운데 최형우는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에 시달렸지만 그 가운데서도 타율 3할4푼 30홈런 118타점 장타율 6할1푼7리를 기록하며 타격 3관왕에 올랐다. 여기에 삼성은 내년부터 이승엽을 더한다. 자연히 최형우는 집중적인 견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최형우는 "승엽이형이 가세하는 건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라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견제가 많겠지만 일단 즐거울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무엇보다 내년에는 승엽이형과 함께 뛸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신나고 기대된다"고 말한 최형우는 "어느 투수가 올라오던 삼성 클린업은 두려울 것 같지 않다"고 자신했다.
최형우는 신인이던 2002년 이승엽과 잠시 1군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형우는 당시 4경기밖에 나오지 못했고, 이승엽이 아시아신기록을 갈아치우던 2003년에는 2군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했다. 결국 이승엽이 2004년 일본에 진출하며 최형우는 이승엽과의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에 대해 최형우는 "2군에 있을 때 승엽이형은 넘볼 수조차 없는 최고의 타자였다"고 회상하고는 "내년에는 후배를 챙기는 것부터 시작해서 기술, 리더십 등 모든 것을 배우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또한 내년 시즌에 대한 자신감도 빼놓지 않았다. 최형우는 "내년에는 승엽이형이랑 80홈런을 합작하고 싶다"면서 "승엽이형은 충분히 40홈런을 치실 것이다. 나만 잘 하면 된다. 내가 40홈런을 쳐서 꼭 80홈런을 합작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 목표를 묻자 "일단 3할-40홈런-120타점을 달성하고 싶다"면서 "좋은 성적을 유지한다면 타이틀은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내년 부진한다 하더라도 (오)승환이형이 했던 것처럼 다시 올라가면 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형우에게 앞서 말했던 7관왕과 관련해 '이승엽이 5번에 배치되는 게 득점왕을 차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묻자 그는 "에이, 내년에는 (박)석민이가 5번에서 40홈런 칠거에요. 걱정 없어요"라고 답했다. 올 시즌 몰라보게 성장한 최형우의 팀원들에 대한 믿음과 여유를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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