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뱅 우승으로 본 손정의 회장 '유쾌한 리더십'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12.08 07: 29

"머리가 조금 자란 것 같다".
소프트뱅크 우승으로 인한 기쁨 때문일까. 아니면 정말 우승 후 맥주 끼얹기 세리머니의 효과일까.
손정의(54) 소프트뱅크 회장 겸 소프트뱅크 호크스 구단주가 아키야마 고지(49) 소프트뱅크 감독에게 시즌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재미있는 농담을 건넸다.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아키야마 감독은 지난 7일 시즌 보고를 위해 손 회장을 방문해 "일본시리즈 우승을 보고드리게 돼 다행이다. 내년에도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연신 미소를 띤채 "훌륭한 말이다. 소프트뱅크가 돼서 우승을 못한다는 징크스는 싫다"고 답했다. 2005년 다이에 호크스를 인수한 뒤 처음으로 맞은 우승에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손 회장은 지난 20일 소프트뱅크가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주니치 드래건스를 3-0으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하고 난 뒤 선수단으로부터 헹가래를 받았다. 감독을 헹가래치는 일은 많지만 구단주로서는 이례적인 대접이었다. 손 회장은 이날 맥주 끼얹기에도 참여해 선수들과 즐겁게 우승을 만끽했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 구단의 숨은 조력자다. 그는 2005년 구단을 인수한 뒤 오 사다하루 감독이 2008년 위암으로 물러났지만 그를 구단 회장에 앉히고 그에게 전권을 위임했다. 자신은 경영에 일체 간섭하지 않았다. 팀이 2008년 최하위로 추락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선수단과 프런트에 자신의 생각을 요구하지 않고 맡겼다. 선수들은 투병을 겪은 오 회장과 하나가 돼 8년 만의 일본시리즈 정복에 성공했다.
소프트뱅크 우승 직후 142만 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트위터에 "기분 최고다"라는 트윗을 남겨 기쁨을 표현했던 손 회장은 아키야마 고지 감독의 시즌 보고를 들은 뒤 "헹가래를 받을 때는 정말 하늘에 붕뜬 기분이었다. 맥주가 발모에 좋다는데 정말 머리가 조금 자란 것 같다"고 말하며 우승 후 이십여 일이 지난 현재에도 그때의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음을 나타냈다.
손 회장의 유쾌한 리더십은 최근 팀 내분을 겪은 명문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과 대조된다. 와타나베 회장은 일본 야구에 절대적 권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구단의 모든 일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최근 2년동안 일본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손 회장이 이번 소프트뱅크의 우승으로 일본의 구단 운영에 대한 새로운 길을 제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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