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지상파TV 결산 ②] 연기돌 뜨고 예능돌 지고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1.12.08 10: 01

2011년, 올해도 수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쏟아져 나왔고 무대는 물론 TV, 스크린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각축전을 벌였다. 이제 아이돌 그룹 멤버들 중 가수 본연의 몫에만 충실한 이들은 찾기 어려워졌을 정도다. 상당수의 아이돌들이 영화나 드라마에 진출하고 TV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는 등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입지를 굳히는 중이다.
연기를 하는 아이돌, 이른바 '연기돌'이라 칭하는 친구들의 올해 활약상은 어땠을까. 그렇다면 '예능돌'들의 성과는 또 얼마큼이었을지 2011년 연예가 속 아이돌들의 성적표를 들여다보자.
연기돌, 편견 넘어 기대주로 우뚝..

올해는 연기돌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산실은 지난 1~ 2월에 걸쳐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드림하이'였다. 미쓰에이 수지 2PM 택연, 우영 아이유 등이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 이름표를 얻게 됐다. '드림하이'는 아이돌 배우들이 대거 포진한 탓에 연기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물로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다. 시청률 성적도 잘 나갔다. 결국 '드림하이'는 시즌 1의 성과에 힘입어 다가올 2012년 1월, 시즌2를 내보내기로 했다. 대본이나 연출력도 훌륭했지만 아이돌 연기자들의 노력과 성과를 절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드림하이' 속 주인공들을 필두로 지난 해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연기자 데뷔를 치렀던 JYJ 박유천도 MBC '미스 리플리'를 통해 연기 행보를 이어갔다. 겨우 한 작품을 뗐을 뿐인데 박유천의 연기력은 눈에 띄게 향상되어 있었다. 박유천은 꾸준한 작품 활동을 예고하며 연기돌의 대표 주자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외에도 같은 그룹의 김재중 역시 SBS '보스를 지켜라'로 많은 드라마 팬들의 사랑을 받아냈다. 작품의 시청률 성적도 훌륭했지만 김재중 역시 이 작품을 통해 연기돌이라는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이들 외에도 씨엔블루의 리더 정용화가 MBC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 주연을 맡았고 비스트 이기광은 최근 방송중인 MBC '나도 꽃'에서 감초 역할로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카라 구하라도 이민호-박민영 주연의 SBS 드라마 '시티헌터'에서 깜찍한 대통령 딸 캐릭터를 선보이며 연기자 신고식을 마쳤다.
연기돌들의 활약은 브라운관만이 아니다. 미쓰에이 멤버 민은 전도연-정재영 주연의 영화 '카운트다운'으로 스크린에도 진출했다. 같은 그룹 멤버 수지 역시 엄태웅-한가인 주연 영화 '건축학 개론'에 캐스팅돼 현재 촬영 중이다.
이처럼 올 한해 연기돌들은 '아이돌이 무슨 연기를 하겠냐'는 이전의 부정적 편견을 극복하고 '연기에도 재능이 있는' 기대주로 우뚝 섰다. 연예가 안팎으로 연기하는 아이돌들의 활약과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목소리들이 커져가고 있는 현실이다.
 
 
예능돌, 깝권 이을 차세대는 없었다?!
지난 2010년은 이른바 '예능돌의 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이돌과 예능 사이 끈끈한 고리가 이어졌다. 예능을 하지 않으면 인기 아이돌이 아닌 것과 같은 공식이 성립될 정도였다. 슈퍼주니어의 희철 이특 신동 은혁 등을 비롯해 2AM 조권 브아걸 가인 2PM 닉쿤 등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각종 예능에서 활발히 활약했다. 그 결과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견인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인기도 끌어올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케이스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과 비교해 예능돌들의 활약이 눈에 띄게 주춤하는 모습이다. 상반기까지는 제국의 아이들 멤버 광희나 비스트 이기광, 애프터스쿨 리지 정도가 그나마 체면치레를 한 수준. 광희와 리지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게스트로 활약한 바 있으며 기광은 KBS 2TV '승승장구' 고정 MC다.
그러나 현재 방영 중인 KBS 2TV '청춘불패2'나 '자유선언토요일-가족의 탄생' 등을 고려할 때 아이돌들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전만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한 자릿수 저조한 시청률이 이를 증명한다. 때문에 '청춘불패2'에서 활약 중인 미쓰에이 수지나 소녀시대 써니와 효연, f(x) 엠버, 카라 강지영 등은 물론 '가족의 탄생'에 출연 중인 인피니트와 에이핑크 등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올 한해 예능계에서는 '깝권' 조권과 같은 새로운 예능돌 캐릭터를 찾아보기도 어려웠다. 여전히 상당수 아이돌들이 예능 출연을 통해 인지도를 쌓고 그룹을 홍보하는 등 목적을 이루고는 있지만 온전히 '예능돌'이라는 이름에 부합할 만한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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