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중에서 최고 성적 아닌가".
한화 한대화 감독은 현역 때 골든글러브를 가장 많이 받은 선수였다. 해태로 이적한 첫 해인 1986년부터 1991년까지 3루수 부문을 6년 연속 수상한 뒤 해태에서 마지막 시즌이었던 1993년 그리고 LG 이적 첫 해였던 1994년까지 모두 8차례 골든글러브 수상했다. 양준혁과 함께 역대 최다 골든글러브를 자랑한다.
그런 한 감독이 한화 주전 유격수 이대수(30)의 골든글러브를 지지했다. 소속팀 선수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 감독은 "기록 면에서 대수가 유격수중 가장 좋지 않나. 타율·타점도 좋고 실책도 가장 적다. 유격수 포지션에서 타율 3할 치면 누가 봐도 좋은 유격수 아닌가. 당연히 골든글러브 탈 만하다"고 치켜세웠다. 이대수는 프로야구 사상 16번째로 규정타석 3할 타율 친 유격수다.

올해 이대수는 122경기에서 366타수 110안타, 타율 3할1리 8홈런 50타점을 기록했다. 데뷔 첫 규정 타석 3할 타율에 개인 최다 홈런·타점을 수립했다. 타율은 유격수 중 가장 높으며 홈런과 타점은 넥센 강정호(9홈런·63타점) 다음이다. 게다가 실책은 100경기 이상 출전 유격수 중 가장 적은 10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유력한 경쟁자 삼성 김상수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김상수는 올해 128경기에서 타율 2할7푼8리·2홈런 47타점 29도루를 기록했다. 결정적으로 소속팀 삼성이 한국시리즈와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반면 이대수의 한화는 공동 6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한 감독은 "상수가 우승 프리미엄이 있지만, 기록 면에서는 대수를 못 따라온다. 우리팀에서 대수가 한 역할이 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록 한화는 올해 4강에는 실패했지만 3년 만에 탈꼴찌에 성공하며 기대이상 경기력을 보였다. 그 중심에 바로 3할 유격수 이대수가 있었다.
이대수는 한 감독이 2009년 말 한화 부임 이후 가장 먼저 데려온 선수였다. 두산에 조규수·김창훈을 내주고 이대수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한 감독은 "김민재 코치가 은퇴해 유격수 포지션이 가장 취약했다. 그래서 감독이 되자마자 직접 김경문 감독을 찾아갔다. 내가 좀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이대수를 영입한 기억을 떠올렸다.
이대수도 "감독님이 부임하신 이후 가장 먼저 하신 일이 나를 데려온 일이라 들었다. 늘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과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그가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한다면 한 감독에게도 큰 기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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