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관, 위원장 취임 한 달 만에 '악역' 맡아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1.12.08 11: 46

 취임 한 달 만에 '악역'을 맡은 셈이 됐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8일 신문로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제(7일) 조광래 감독을 만나 사임을 권유했다"며 "그동안 대표팀의 경기력과 대표팀 운영을 볼 때 최종예선을 거쳐 본선까지 가기 힘들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지난 8월 10일 한·일전 참패(0-3패)와 지난달 15일 레바논전 패배(1-2패)를 빌미로 지난 5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어 조 감독의 해임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해 7월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조광래 감독은 A매치 21경기에서 12승 6무 3패의 성적을 남기고 1년 5개월 만에 지휘봉을 반납하게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FC 서울 감독에 취임한 뒤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사퇴한 뒤  협회 기술교육국장을 맡았던 황보관 위원장은 지난달 초부터 기술위원장을 겸임하게 됐다. 한 달 여 동안 심사숙고 끝에 황보관 위원장은 조광래 감독의 전격 경질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공교롭게도 기술위원장 취임 후 대표팀 경기는 한국이 2-0으로 이긴 아랍에미리트연합전과 패한 레바논전 두 경기였다. 
황보 위원장은  "레바논전이 끝난 후 경기력에 문제점이 발견됐다. 물론 한일전에서 패배도 문제로 제기됐다"면서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 기술위가 정식으로 구성되기에는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에 회장단과 내가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보관 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기술위원장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회장단의 영향을 받았겠지만 기술위원장 자격으로는 공식 경기를 레바논전 한 경기만 보고 문제가 있다는 판단 하에 조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물론 최종 결정은 조중연 협회장이 내렸다. 이 중요한 사항을 결정한 조 회장은 당초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신 김진국 전무이사가 자리했다.
김 전무는 조 회장의 불참 이유에 대해 "원래 감독과 관련된 부분은 모두 기술위원장이 책임지게 되어 있다. 그래서 절차상 기술위원장이 모두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서 조중연 회장님은 안 오시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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