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우승, 2009년과 2011년 준우승, 그리고 이 시대 최고의 감독 중 하나로 평가되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실패 소식은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2005~2006시즌 이후 6년 만의 본선 진출 좌절이자 상대적 약체로 평가됐던 스위스 바젤과 원정경기에서 무승부조차 거두지 못하고 1-2로 완패했다는 점은 맨유 팬들에게는 인정하기 힘든 결과다.
지난 8일(한국시간) 영국의 일간지 는 맨유의 16강 진출 실패와 함께 그 원인을 5가지로 분석했다.

1. 내 안의 적, 자만심과 안일함
맨유는 2011~2012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서 벤피카, 오첼룰 갈라치, 바젤과 같은 조에 자리했다. 벤피카가 포르투갈 리그를 쥐락펴락하는 터줏대감이라 해도 16강 진출은 낙관적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맨유는 안방에서 벤피카와 바젤을 꺾지 못해 탈락했다.
텔레그래프는 '자만심'과 '안일함'을 첫 번째 실패 원인으로 꼽았다. 이 매체는 “위협적인 상대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기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고 너무 안일하게 임했다. 특히 올드 트래퍼드에서 가진 벤피카(2-2) 및 바젤(3-3)과 경기에서 리드를 잡고도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했다는 점이 맨유의 발목을 잡았다”고 평가하며 선수들의 나약한 정신력을 꼬집었다.
2. 1년새 헐거워진 수비의 불안
이제는 은퇴하고 없는 골키퍼 에드윈 반 더 사르의 공백이 컸던 것일까. 그가 골문을 지켰던 지난 시즌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서 발렌시아, 부르사스포르, 레인저스를 상대로 6경기에서 단 1골만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확연히 허약해진 수비력을 드러내며 불안한 면모를 자주 노출했다. 6경기에서 무려 7골을 허용한 것. 텔레그래프는 “반 더 사르의 은퇴로 전체적인 안정감 약화, 비디치와 퍼디난드의 부상과 부진, 그리고 미드필드서 적극적인 협력수비 실패가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3. 부상자 속출
텔레그패프는 C조에서 가장 강력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상자 속출이 맨유의 추락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시즌 초반 클레벌리의 발목 부상을 시작으로 안데르손, 퍼디난드, 비디치, 치차리토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중요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핵심 전력들이 중요한 경기 때마다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최상의 스쿼드를 가동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퍼거슨 감독으로서는 억울할 만하다.
4. 여름 이적시장서 투자 부족
네 번째 원인으로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소극적인 전력 보강이 꼽혔다. 특히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이적에 이어 폴 스콜스가 은퇴한 마당에 이를 대체할 창조적인 공격형 미드필더 보강에 실패한 점을 강조했다. 텔레그래프는 “여름 기간 사미르 나스리와 웨슬리 스네이더라는 걸출한 공격형 미드필더가 시장에 나왔지만 하나도 붙잡지 못했다. 경쟁력 있는 공격 첨병을 데려오지 못했다는 점은 맨유의 창조적인 플레이 실종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5. 운명을 바꾸지 못한 루니
현재의 웨인 루니는 팀의 핵심 전력이자 승리의 확률을 높이는 보증수표와 같다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번 조별리그서 루니의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오첼룰 갈라치와 원정 경기에서 2골을 터뜨렸지만 그 이외의 경기에서는 무득점으로 침묵하며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텔레그래프는 "과거 유벤투스와 FC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로이 킨과 브라이언 롭슨이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던 것처럼 루니가 그런 역할을 해줄 거라 믿었지만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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