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새내기들, LG의 숙원 풀 열쇠 될까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12.09 06: 45

LG 트윈스는 올 시즌이 끝난 뒤 6명의 새 선수를 얻었다.
LG는 지난달 22일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2차 드래프트에서 외야수 윤정우(23), 내야수 최동수(40), 김일경(33)을 지명했고, 곧이어 떠나보낸 FA 선수들의 보상선수로 7일 투수 윤지웅(23)과 포수 나성용(23), 8일 투수 임정우(20)를 각각 지명했다.
이중 최동수와 김일경은 각각 1994년, 1997년 프로무대에 데뷔한 베테랑들이지만 나머지 네 명은 공교롭게도 모두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은 1년차 신인 선수들이다.

2010년 8월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윤지웅은 1차 전체 3순위로 넥센에 나성용은 3차 전체 17순위로 한화에 각각 지명됐었다. 임정우는 4차 전체 26순위로 SK의 유니폼을, 윤정우는 3차 전체 24순위로 KIA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각각 다른 곳에 지명된 네 선수는 우여곡절 끝에 모두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윤지웅이다. 윤지웅은 180cm, 72kg의 작은 체구를 가졌지만 공이 빠르고 제구력이 좋은 선수로 평가받았다. 올해 첫 시즌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성적은 53경기 2승 9홀드 평균자책점 4.08로 나쁘지 않았다. 오는 29일 경찰청 입대를 앞두고 있어 2년 후 성장해오면 큰 자원이 될 유망주다.
다음으로 나성용은 조인성의 SK 이적으로 빈 주전 포수 자리를 채울 미래의 안방마님 감이다. 올 시즌 27경기에 출전해 타율은 2할3푼7리에 그쳤지만 장타율은 4할7푼4리에 이를 정도로 거포 잠재력을 갖췄다. 지난 9월 15~16일 롯데전에서 이틀 연속 스리런을 때려내며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임정우는 올 시즌 4경기에 등판해 5⅔이닝을 던져 1세이브를 기록하는 데 그쳤지만 2군에서 22경기 57이닝을 던지며 2승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5.53을 기록,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윤정우도 올 시즌 29경기에서 16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빠른 발을 선보이며 이름을 알렸다.
김대우와 나성용을 같은 날 지명한 뒤 김기태(42) LG 감독은 "즉시 전력보다는 육성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경찰청에서 2년을 복무해야 하는 윤지웅의 경우 "좌완으로서 매력이 있어 미래를 보고 뽑았다"고 말했다. 당장의 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LG의 미래를 위한 유망주 선택이었다는 의미다. 다른 두 선수도 그런 의미에서 LG의 선택을 받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9년 동안 가을야구와는 멀어지며 하락세를 걷던 LG는 '키워 쓰는' 팀보다는 '사서 쓰는' 팀의 이미지가 더 강했다. 외부 전력을 받아 그라운드를 맡기는 동안 신인 선수들은 '잔혹사'라고 불릴 만큼 소문없이 묻히곤 했다. 그러나 새로운 야구를 선언한 김 감독 취임과 동시에 이뤄진 젊은 피 수혈은 그 의미가 크다.
김 감독은 당장 팀의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만회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직 1년차밖에 안된 어린 선수들 육성이라는 위험한 길을 택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야심찬 '김기태호 LG'가 1년 후, 그리고 2년 후에는 어떤 결과물을 낳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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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윤지웅-나성용-윤정우-임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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