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급 보상선수, 성공 가능성과 관건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2.09 10: 03

유망주급 보상선수는 얼마나 성공할까.
FA 시장에서 3명의 선수를 잃은 LG가 보상선수로 모두 2011년 신인 선수들을 선택했다. 윤지웅과 나성용은 대졸 신인으로 내년이면 만 24세이며 윤정우는 고졸신 인으로 내년에 만 21세가 된다. LG는 즉시 전력보다 미래에 더 큰 가치를 두고 보상선수를 뽑았다. 9년 연속 가을잔치에 오르지 못한 LG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지난해까지 역대 프로야구에서 보상선수는 16명이다. 1999년 말 최초의 FA 시장에서 이강철과 김동수를 영입한 삼성에서 박충식과 김상엽이 보상선수로 지명돼 팀을 떠났다. 당시 만 서른살에 유니폼을 갈아입은 박충식과 김상엽은 더 이상 전성기 실력을 보이지 못하며 차례로 은퇴했다. 그 이후 만 서른 줄을 넘긴 보상선수는 조규제·문동환·신동주·안재만·이승호까지 5명 뿐이었다.

만 25세 이하 젊은 보상선수는 지난해까지 총 6명. 상당수 팀들이 즉시 전력보다 미래 가치를 두고 유망주들을 보상선수로 지명했다. 그러나 유망주 지명이 꼭 좋은 결과로 이어진 건 아니었다. 
2004년 롯데로 이적한 이상목의 보상선수가 돼 한화 유니폼을 입은 신종길은 만 21살이던 이적 첫 해 타율 2할2푼4리 1홈런 10타점을 기록한 것이 한화 시절 기록의 전부였다. 마땅한 기회를 잡지 못한 채 2008시즌이 끝난 후 KIA로 트레이드됐다. 같은 해 삼성과 계약한 박종호 보상선수로 현대에 이적한 만 21세 우완 투수 노병오도 7년간 25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9.58에 그쳤다.
2005년에는 총액 39억원에 삼성에 입단한 박진만의 보상선수가 돼 현대로 팀을 옮긴 만 23세 우완 유망주 이정호도 7년간 16경기에서 승패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 6.65에 머물렀다. 이듬해에는 한화에 둥지를 튼 김민재의 보상선수로 SK의 선택을 받은 만 23세 우완 투수 정병희가 이적 첫 해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19를 거둔 뒤 2년을 2군에서 머물다 방출됐다.
2007년 LG로 옮긴 박명환 보상선수가 돼 두산으로 이적한 만 25세 좌완 신재웅은 어깨 부상으로 아예 1경기도 뛰지 못하고 1년 만에 방출됐다. 두산은 2년 뒤 롯데로 떠난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만 23세 내야수 이원석을 지명했고, 이원석은 3년간 타율 2할6푼5리 25홈런 137타점으로 쏠쏠하게 주전급 활약을 펼쳤다. 만 25세 이하 보상선수 중에서 가장 활약이 좋았다.
유망주는 두 가지 얼굴을 갖고 있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은 큰 매력이지만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할 경우에는 무용지물이다. 역대 전도유망한 보상선수들이 이를 증명한다. 올해 LG가 영입한 보상선수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망주는 결국 껍질을 깨야 의미가 있다. 잠재력을 터뜨리는 건 선수의 몫도 있지만, 코칭스태프가 얼마나 잘 끄집어낼 수 있는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과연 올 겨울 LG의 무더기 신인 보상선수 선택이 훗날 어떤 평가를 받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노병오-이정호-신재웅-이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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