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한 기술위원회와 위원장 필요한가?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12.09 08: 40

유명무실하다. 기술위원회가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수뇌부 몇몇이 모여서 결정지으면 되는데 굳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그들의 장(長)도 필요 없지 않을까?.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8일 조광래 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렇지만 이를 지켜보는 눈들이 매섭다. 과정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협회 정관에 따르면 대표팀 감독의 선임과 경질은 기술위원회를 통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협회 수뇌부 몇몇의 의사로 결정된 것이 조광래 감독의 경질이다.
이에 대해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기술위원회가 아직 정식으로 구성되지 않은 상태서 언론 보도가 나가 경질을 발표하게 됐다. 기술위원회가 구성된 뒤 절차를 밟아 발표를 하려고 했다"고 했다. 황보 위원장은 절차상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황보 위원장의 말대로 아직 기술위원회가 제대로 꾸려지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기술위원회가 조광래 감독의 경질을 그대로 수락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런데 황보 위원장은 기술위원회의 동의를 단정지었다. 황보 위원장의 측근들로 기술위원을 꾸리지 않는 이상 예단할 수 없는 일이다.
한 마디로 기술위원회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 축구협회의 윗선 몇몇이 한 말이 그대로 실행으로 옮겨진 상황에서 기술위원회가 할 일이 무엇일까? 기술위원회가 꾸려진 후에는 윗선의 말을 그대로 말하는 앵무새가 될 텐데 말이다. 기술위원장이라는 직책도 마찬가지다.
황보 위원장은 기술위원장이 된 후 공식 기자회견서 한국 축구의 백년대계를 세우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 첫 걸음이 대표팀 감독 경질의 총대였다는 점이 매우 실망스러울 뿐이다. 과연 윗선의 말에 휘둘리는 기술위원장이 거시적인 관점에서 한국 축구의 기틀을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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