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많다던' SK, 왜 좌완 허준혁인가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12.11 09: 38

"정우람도 내년 후 군입대 하니까…."
일찌감치 투수를 뽑겠다고 선언했던 이만수(53) SK 감독이었다. SK는 9일 그의 말처럼 FA 이승호의 보상선수로 롯데 좌완 허준혁(21)을 지명했다. 고효준, 전병두, 이승호 등 SK의 대표적인 좌완이 잇따라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 후 정우람도 군입대한다.
지난 2009년 휘문고 졸업 후 롯데에 입단한 허준혁은 2010시즌 1군에 데뷔한 좌완 유망주다. 작년 57경기에서 1승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올해 7경기에서 12.00의 평균자책점으로 다소 기대를 밑돌았다.

과연 허준혁의 어떤 매력이 이 감독의 시선을 끌었을까. 이 감독은 이날 발표 직후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2군 감독 시절 던지는 걸 봤다"면서 "나이에 비해 과감하게 던지는 등 대담성이 좋더라"고 평가했다. 이어 "롯데에서 키우는 선수로 알고 있다. 작년 1군에서 던지는 것도 봤다"면서 "제구력이 안됐지만 그만한 나이치고는 괜찮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 감독은 매일 일기를 쓰고 있다. 그날 일어난 일도 쓰지만 당일 경기에 나온 상대 선수들에 대한 느낌과 기록도 상세하게 적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이에 이 감독은 "2군에서 우리랑 하는 경기에 몇번 나왔는데 그 때 장단점을 적어놓은 것이 있더라"면서 "평가가 괜찮아 성준 투수 코치와 상의한 끝에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좌완이 많기로 소문난 SK다. 허준혁 역시 좌완 투수. 그러자 이 감독은 고개를 흔들었다. 우선 "이제 좌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고효준도 입대하고 전병두도 수술을 한 상태"라는 이 감독은 "당장 내년 시즌 후 정우람이 입대를 한다. 그 이후를 생각해둬야 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고효준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와 인대접합 수술 후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전병두 역시 어깨 수술을 해 내년 시즌 복귀가 불투명한 상태다. 정우람은 내년 시즌 후 무조건 입대해야 한다.
이 감독은 "내야수를 뽑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허준혁이 나오면 뽑을 생각을 했다"면서 "성준 코치 역시 박희수 한 명으로는 힘들다는 생각을 하더라. 서로 생각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또 "아직 어린 데다 경험 면에서 롯데로 간 이승호의 공백을 당장 메울 수는 없다. 하지만 후내년 이후를 바라보고 허준혁을 지명했다"면서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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