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소통하는 축구협회가 됐으면 좋겠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1.12.09 14: 42

"소통하는 축구협회가 됐으면 좋겠다".
지난 8일 전격 경질된 조광래 축구 국가대표 감독과 코칭 스태프가 9일 서울 노보텔 앰버서더 강남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는 2월29일 쿠웨이트와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 최종전을 앞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조 감독을 경질한 상황에 대해 조광래 감독의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였다.
조광래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을 지휘했던 사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지난해 7월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후 앞만 보고 달려왔다. 축구협회의 갑작스러운 통보를 받고 보니 황망한 마음이 생긴다"면서 "혼란이 생긴 것에 대해 팬들에게 사과의 인사를 전한다. 실망스러운 상황에 대해서도 죄송하다. 감독직을 떠나지만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축구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 감독은 "한국 축구의 선진화를 위해 노력했다.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부분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가지 않았던 길이기 때문에 내부적인 갈등이 있었던 것은 솔직히 시인한다. 그러나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없음을 인정한다. 목표했던 팀으로 완성되기 전에 중도하차하게 된 아쉬움이 너무 크다. 모든 것은 내 불찰이다. 그동안의 정당한 비판을 모두 수용하겠다.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전했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에게 조 감독은 일갈했다. 조 감독은 "기술위원장은 단순히 감독의 선임-해임에만 신경 쓰는 곳이 아니다. 한국 축구의 100년 대계를 이끌어야 하는 곳이다"라면서 "기술위원회가 얼마나 독자적인 결과를 내놨는지 의문이 든다. 외부의 입김에 흔들리는 존재가 된다면 한국 축구의 미래는 어둡다. 앞으로 황보 위원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삼아 잘 이끌어 주기 바란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조중연 회장이 9일 언급한 코칭 스태프 간의 불화설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 조 감독은 "내가 그만 둔 것 보다 한국 축구가 행정적인 부분이 발전되야 기술적인 부분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조중연 회장을 비롯한 축구협회 모든 분들이 감독에게 좋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 차기 감독과 한국 축구를 위해서 행정적인 문제는 분명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실행정으로 인한 이번 경질이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와 관련됐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축구협회 회장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거론할 것이 아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안타까운 것은 코칭 스태프들이 모두 못 느꼈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쿠웨이트전의 중요성에 대해서만 생각했던 것이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마지막 경기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이 한국 축구를 위한 행동인가 하는 의심이 생기기도 한다. 차기 감독은 이런 마음을 들지 않도록 사전에 많은 토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또 조 감독은 "그동안 기술위 회의에 들어갔을 때 세밀하게 분석해 달라는 부탁에도 기술위는 전혀 그런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앞으로는 달라졌으면 좋겠다. 축구협회서도 많은 신경을 써주기도 했다. 대표팀 감독을 그만두면서 생기는 아쉬움은 없다. 개인적으로 축구협회와 코칭 스태프가 이야기를 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앞으로는 차기 감독에게 문제가 있다면 사전에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기술위와 마찰에 대해서 조광래 감독은 "항상 기술위에 많은 요청을 했다. 그러나 기술위에서 나오는 분석은 실망스러운 것들이 많았다. 일본의 경우에는 우리와는 다르다. 우리의 분석내용과는 차이가 많다. 그래서 기술위에 세밀한 분석을 요청했다. 끝날때까지도 받아보지 못했다. 그래서 나온 이야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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