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불화로 비쳐졌다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
지난 8일 전격 경질된 조광래 축구 국가대표 감독과 코칭 스태프가 9일 서울 노보텔 앰버서더 강남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는 2월29일 쿠웨이트와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 최종전을 앞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조 감독을 경질한 상황에 대해 조광래 감독의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였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박태하 수석코치는 "내 책임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대표팀의 조직력 문제에 대해서 할 말이 있다"면서 "아시안컵에서 해외파와 국내파의 조화로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한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아시안컵 이후 박지성과 이영표가 대표팀 은퇴하며 우려가 생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후 좋은 경기를 보인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 박 코치는 "분명 대표팀에는 시련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과정을 버티면서 팀이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그런 경우가 있었다"라면서 "해외파들의 경기력 저하가 총체적으로 대표팀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 그런 과정에서 레바논과 UAE전에서 저하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후 해외파들의 경기력을 끌어 올릴 수 있을까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마지막 쿠웨이트전의 승리를 위해 불철주야 많은 준비를 했다. 굉장히 안타깝다"고 아쉬운 심정을 드러냈다.
조직력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박 코치는 "조직력에 문제가 없었다면 거짓이다. 하지만 프로 선수들이기 때문에 충분히 끌어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따라서 경기력에 대한 부분을 챙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조중연 회장이 9일 언급한 코칭 스태프간의 불화설에 대해서는 "모든 사회에 갈등이 없다면 발전도 없다. 나도 감독님께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직접 이야기를 했다. 그런 부분들이 코칭 스태프의 불화설로 나타난 것 같다. 그러나 이는 자연스런 일이다"라면서 "가마 코치의 경우에는 처음 대하면서 전술적인 부분에서 생각이 달랐다. 그래서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대립되는 부분이 생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구자철의 경우에도 팀에서 주먹다짐을 벌이기도 했다. 팀에서도 발전을 위해서는 토론을 했던 부분들이 외부에는 잘못 비춰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김현태 GK 코치는 "여론적으로 문제가 생겼던 것은 정성룡은 나에게 부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훈련을 마치고 부상이 있는 것 같아 의료진에게 이야기를 했다"면서 "경기 전날 훈련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 훈련을 했고 본인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본인이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내보낸 것이다. 정성룡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이 아니다. 2002년에도 마찬가지였다. 할 말을 정확하게 했을 뿐이다"고 강조했다.
서정원 코치는 "두분 코치님께서 모두 이야기를 하셨다. 일부 언론에서 선수와의 불화에 대해서 할 말이 있다"면서 "선수들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었다. 대표팀에 경기를 하게 되면 많은 시간을 할애해 합숙을 하는 것이 아니다. 짧은 시간 동안 압축된 훈련을 통해 경기를 준비한다. 어느 팀이든 경기에 나서는 선수는 11명이다. 그외에도 분명한 역할이 있다. 나도 대표 시절 벤치에 앉아본 경험이 있다. 누구나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 대표팀에서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소속팀에서 주전이지만 대표팀에서는 아닐 수 있다. 분명 문제가 있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런 부분들이 부풀어져 생긴 것 같다. 변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마 코치도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는 한 경기에서 진 것이지 전쟁에서 패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원정에서도 열심히 싸웠다.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대표팀의 경기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안컵이 끝난 후 대표팀에서 중요한 선수들을 잃었다. 팀을 다시 시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 뿐이다. 부상선수들이 2월이면 돌아올텐데 갑작스러운 경질소식은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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