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손민한 회장이 고생도 많이 했고 노력도 많이 했다".
스스로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면서도 책임감을 내세웠다. 한국 프로야구 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 제7대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 박재홍(38. SK 와이번스)이 새 회장으로서 소감을 밝혔다.
선수협은 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NHN 그린팩토리 2층 커넥트홀에서 총회를 갖고 새 회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가졌다. 이 가운데 SK 대표로 나선 박재홍은 총 유효표 275표 중 87표를 획득, 85표를 얻은 서재응(KIA)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회장직에 올랐다.

1996년 현대서 데뷔한 이래 프로야구가 자랑하는 최고의 호타준족 중 한 명으로 활약한 박재홍은 올 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으로 인해 방출 수순을 밟을 뻔 했다. 그러나 극적으로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되었고 이번에는 선수협 회장직까지 올랐다. 여러 가지로 우여곡절이 많은 박재홍의 최근 두 달이었다.
투표를 마친 후 박재홍은 "전임 손민한(전 롯데) 회장이 고생을 많이 했고 노력도 많이 했다. 그 이야기를 먼저 해주고 싶다"라며 "선수협이 2000년 창설된 이후 어려운 가운데 성장-발전하기도 하고 쇠퇴하기도 했다. 지금은 선수협이 발전하기 위한 과도기라고 생각하는 데 그러한 시점에서 회장직을 맡게 되어 책임감이 크다"라고 밝혔다.
그와 함께 박재홍은 "솔직히 내가 하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이왕 투표를 통해 회장이 되었으니 책임감을 갖고 선수협이 원활히 운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손 전 회장으로부터 잘 인수인계를 받으며 2월 중 새 집행부 구성에 들어갈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다음 사무총장을 결정하는 일은 민감한 부분인만큼 신중히 생각해서 결정하겠다"라고 이야기한 박재홍. 최근 두 달 간 선수로서 신변이 바뀔 수 있던 처지인지라 지금 새 회장으로 뽑힌 것은 그의 인생에도 커다란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솔직히 내 코가 석자인데. 그러나 이 회장직이 하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오늘 자리에 신예들도 오고 젊은 유망주들도 왔더라. 그들을 잘 이끌어 줄 수 있는 책임감 있는 회장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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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